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농협은행의 역할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통일로 농협은행 본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부터 농가의 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금융상품을 쏟아낼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이 행장은 곧바로 전국 지역본부를 돌며 ‘협동조합으로서 농협 본연의 가치’를 설파했다. 2012년 농협은행 출범 후 6년이 지나면서 점차 ‘일반 은행원’처럼 되어가는 일부 직원이 이를 조금씩 망각해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행장은 “‘농협 본연의 가치가 무슨 소립니까’ 하고 묻는 직원들과 두세 시간씩 토론을 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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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협중앙회는 2020년까지 농가 소득 5000만 원 달성(2016년 기준 3720만 원)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에는 농가당 약 185만 원, 총 1조9300억 원의 소득 증대를 달성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이 행장은 “쉽지 않은 목표지만 농협은행을 비롯한 전 조직이 여기에 ‘올인’ 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범농협 수익센터’로서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한다. 우선 올해부터 농사를 지을 의지가 있는 40세 이하의 청년에게 연 1%의 금리로 최대 30억 원을 빌려주는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종합자금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지난해 전문 농업인을 대상으로 내놨던 상품을 예비 농업인으로까지 확대한 것으로, 올해 목표액은 700억 원이다. 또 올 1월 자회사인 NH농협카드에서 출시한 ‘콕카드’는 비료, 사료나 농기계 수리, 주유소 등 농민이 많이 이용하는 업종에서 할인 혜택을 대폭 늘렸다.
이 행장은 “이런 상품들은 그 자체로 보면 손실이지만, 농협은행은 그렇게 돈을 쓰기 위해 수익을 내는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처럼 이익이 나면 주주에게 배당하는 게 아니라 농가에 돌려준다는 점을 꼭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농협은행은 조달 금리 상승에 상관없이 농가에서 저리로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을 늘리고, 정부의 ‘농수산가치펀드’ 등 농업 관련 벤처기업 육성 사업을 위한 펀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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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은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 경기와 서울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하위권이었던 성과를 전국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영업통’이다. 2016년 말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깜짝 발탁됐고 1년 만에 다시 농협은행장이 됐다. 농협은행이 출범한 이후 부행장을 거치지 않은 첫 행장이다. 금융권에선 이 행장에 대해 “영업력을 인정받아 이례적인 초고속 승진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