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제프리 존스 사외이사 이어… 외국인 비상무이사 다수 퇴진 뜻 일각 “계륵신세 한국GM 처지 반영” 한국GM, 간부 20% 감축 추진… 노사 임단협 교섭은 성과없이 끝나
KDB산업은행 실사를 앞둔 한국GM 이사회 이사 일부가 사의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실사 협조, 투자계획 마련, 노조 협상 등 산적한 과제 속에서 한국GM 이사회 이사들이 각종 사회적, 법적 책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사외이사인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최근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이사회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경영을 객관적으로 감시하는 게 사외이사 역할인데 존스 전 회장은 일방적으로 GM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현 상황에 부담을 느껴 물러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국GM 이사회 사외이사는 총 4명으로 3명은 산업은행 측이 추천했고 존스 전 회장은 유일하게 GM이 추천했다. 그는 2015년 9월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존스 전 회장이 소속된 로펌 김앤장은 한국GM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본인이 관두겠다고 하면 말릴 방법이 없지 않으냐”며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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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GM에 대한 실사와 함께 세무조사와 회계감리를 검토하며 압박하고 있다. 과거 불투명한 경영 의사결정이나 향후 내리게 될 이사회 결정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추궁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국 등 실적이 좋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상무이사들에게 한국GM은 그야말로 피하고 싶은 존재”라며 “‘계륵’ 신세인 한국GM의 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GM은 노조원이 아닌 전무급 임원에 대해 35%, 상무와 팀장급 임원을 20% 감축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한국GM의 팀장급 이상 인원은 약 500명, 임원급은 100여 명 수준이다. 한국GM은 또 대부분 부서의 법인카드 사용을 금지하는 등 본격적인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비노조원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28일 이뤄진 노사 간 3차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당초 한국GM 사측은 임금 동결 및 성과급 지급 불가, 복리후생비 삭감 등을 담은 제시안을 마련했지만 이날 교섭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노조 측 관계자는 “노조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기에 앞서 회사가 먼저 구체적인 비전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날 교섭은 2017년 노사 합의안에 명시된 올해 임·단협 타결 시한이었던 2월 마지막 날에 양측이 만났다는 정도의 의미만 있다”고 밝혔다.
오전에 열린 노사 교섭은 1시간 30분 만에 종료됐고 노조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으로 이동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주최한 ‘공장폐쇄 철회 구조조정 저지 한국GM 30만 일자리 지키기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경찰 추산 1500명(주최 측 추산 2000명)이 모였다. 금속노조는 한국GM 노조의 상급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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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신 hanwshin@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