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영표는 2017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내 선발진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은 내게 과분하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는 풀타임 첫해에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것은 아니라는 반성과도 연결된다. 샌 버나디노(미 캘리포니아 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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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27)에게 2017년은 프로 인생에 절대 잊지 못할 한해였다. 풀타임 선발로 첫 기회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팀 내 토종선발의 한축이라는 평가까지 들으며 개인적으로 뜻 깊은 한 시즌을 보냈다. 그가 지난해 거둔 성적은 8승(12패) 방어율 5.08이다. kt의 차세대 에이스로서 가능성을 내비치며 다가오는 새 시즌을 더욱 더 기대케 했다.
2018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새로운 마음가짐은 과연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로움’이란 없다. 그는 지난시즌의 좋은 기억을 소중히 간직한 채 자신이 잘 하는 것에 계속 집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어설프게 욕심을 내기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것 하나를 확실하게 더 다듬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의 샌 버나디노에 위치한 샌 마뉴엘 구장에서는 kt의 2차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가 열렸다. 마이너리그 연합팀과의 맞대결에서 마법사 군단의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것은 외국인투수들이 아닌 바로 고영표였다. 토종선발진 구성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 김진욱 감독의 의중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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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사진제공|kt wiz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직구 하나만 잡는다는 생각이다.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구종은 최종 추가할 계획이 없다. 강한 직구가 있어야 변화구도 위력이 산다. 가지고 있는 장점을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좋은 점만 기억해서는 한발 더 나아가는 선수가 될 수 없는 법. 고영표는 이 역시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지난해에 보였던 자신의 단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이를 악무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는 “기복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6~7월에 개인적으로 많이 흔들렸는데, 팀 성적까지 좋지 않아 마음이 불편했다. 올해는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2년 차 징크스’에 대해서는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내가 선발투수 1년 차에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것은 아니다. 규정이닝을 채우지도 못했고, 선발승과 방어율 역시 그리 좋지 않았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은 지금의 내게는 과분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다부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해 보다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은 없다. 그저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만 (지난해와) 똑같이 가져가려 한다. 좋은 트레이닝과 지도를 받고 있는 만큼 내 할 것만 하면 성적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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