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14언더 나흘내내 선두… 데뷔전 우승은 67년 만에 처음 ‘무서운 10대’ 최혜진 3타 차 눌러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에서 67년 만에 공식 데뷔전 정상에 오른 고진영이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갤럭시아SM 제공
고진영은 18일 호주 애들레이드 쿠용가CC(파72)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출전해 우승하며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따낸 고진영은 1951년 이스턴오픈의 베벌리 핸슨(미국) 이후 사상 두 번째로 공식 데뷔전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 원).
경기 후 신지애 최혜진 조정민 등 선후배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은 고진영은 “데뷔전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 언젠가 기록이 깨지겠지만 67년 만이라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지금 설 연휴인데도 한국에 계신 아빠한테 세배를 못 했는데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박세리 박인비 박성현 등 한국 선배 가운데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쾌거를 이룬 고진영은 이번 시즌 LPGA투어 신인왕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2014년 KLPGA투어 데뷔 후 통산 8승을 거둔 고진영이 LPGA투어 루키 시즌부터 돌풍을 예고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다 타이인 시즌 15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은 올 한 해 최다승 기록 경신 기대감을 키우게 됐다.
지난달 10일부터 뉴질랜드에서 어머니, 매니저, KLPGA투어 선배 조정민과 함께 훈련한 고진영은 100야드 이내의 쇼트게임을 가다듬는 데 주력한 효과를 봤다. 국내 투어에서 호흡을 맞췄던 호주 출신 캐디 딘 허든의 세세한 도움도 이번 우승에 큰 힘이 됐다.
올해 KLPGA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최혜진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LPGA투어 준우승을 기록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