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문학 시장 침체… 색다른 공모전 줄이어
장르문학전문 출판사인 황금가지는 ‘ZA 문학 공모전’을 운영 중이다. 올해로 6회째다. ZA는 좀비(Zombie)와 아포칼립스(Apocalypse·묵시)의 약자로 ‘좀비로 인한 세상의 종말’을 소재로 한 작품을 공모한다. 좀비장르만을 대상으로 하는 희귀한 문학상이지만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준혁 황금가지 주간은 “한국에서 B급 문화로 취급돼온 좀비물이 최근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기획했다”며 “단편, 장편을 공모하는데 계속 수상작이 안 나오던 장편에서 올해 처음 당선작이 나오며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응모작은 매년 150∼170여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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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들이 이색 공모전을 운영하는 것은 마니아층을 통해 평균 2, 3쇄 이상의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장편으로의 개작이나 영화·연극 판권 계약으로 이어져 부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장르문학은 성격상 원소스 멀티유스로 이용될 수 있어 공모전을 통해 작가군이 많이 양성된다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장르문학 공모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추리와 미스터리 및 기타 장르가 혼합된 카카오페이지와 CJ E&M의 ‘추미스’ 공모전, 독자들이 바로 투표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톡소다 BL(Boy‘s Love·남성끼리의 사랑을 다룬 장르) 소설 공모전’ 등이 있다. 웹소설은 최근 10,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연간 2000억 원대까지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