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총괄 中과학원 왕이팡 연구소장에 듣는 ‘우주비밀 도전’ 꿈
스위스와 프랑스 접경 지역 지하에 건설된 현존 최대 규모 입자가속기 ‘거대강 입자가속기(LHC)’의 내부(위쪽 사진). 아래쪽 이미지는 중국이 건설할 예정인 세계 최대의 실험 장비인 입자가속기 CEPC의 개념도. CEPC 제공
중국은 여러 과학 분야 세계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과학으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과학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지름이 500m인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을 완공한 데 이어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양자통신 실험을 성공시켰다. 베이징에서 오스트리아 빈까지 7600km에 이르는 거리다. 1월에는 세계 최초로 영장류인 원숭이 복제에 성공했다.
1일 과학계에 따르면 현존하는 가장 큰 입자 가속기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다. 이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75m 깊이에 지름 8m, 둘레 27km 크기로 만들어진 실험실이다. 중국이 현재 개념 설계에 들어간 가속기는 ‘원형전자양전자가속기(CEPC)’로 LHC의 무려 4배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다. 건설비만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엄청난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과학 분야에도 큰돈을 투자하고 있죠. 많은 투자를 하고도 리더가 되지 못한다면 돈 낭비가 아니겠습니까.”
중국이 CEPC를 완성하면 우주의 비밀에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LHC는 2012년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를 발견해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힉스는 우주에 존재하는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왕 소장은 “CEPC는 세계적인 힉스 공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LHC가 만드는 것보다 수십만 배 많은 힉스를 만들어내 연구를 가속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LHC보다 정밀하게 힉스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 소장은 “힉스뿐만 아니라 암흑물질 등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입자물리학 영역을 개척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CEPC를 완성한 뒤에는 LHC보다 에너지가 훨씬 높은 양성자가속기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과학계에서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먼저 밝혀내는 연구자가 노벨상 수상 0순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가속기 ::
전자, 양성자 등의 입자를 가속시키는 장치. 가속시킨 입자를 충돌시켜 거기서 나타나는 반응을 분석해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연구에 활용한다.
대전=최영준 jxabbey@donga.com /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