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재권 일병, 면제대상인데 입대… 북진 위한 공병작전 수행중 전사 유해발굴 10년만에 극적 신원 확인
이학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오른쪽)이 30일 고 김재권 일병의 아들 김성택 씨 자택에서 열린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서 김 씨에게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1924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김 일병은 6·25전쟁 발발 직후(당시 27세) 자원입대했다. 결혼한 지 2년 된 그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친인척이 제주도의 목재소 부지를 군에 무상 제공해 입대 의무가 없었지만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김 일병은 제주에서 훈련을 받고 건설공병단에 배치됐다. 이후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계기로 국군과 유엔군의 대규모 북진을 지원하는 공병작전에 참가했다. 김 일병은 같은 해 10월 15일 경기도 가평 일대에서 임무 수행 중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국군은 김 일병의 유해를 수습하지 못했고 전사통지서만 가족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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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았다. 이제라도 아버님의 유해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유족과 협의를 거쳐 김 일병의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계획이다. 이번 사례를 포함해 2000년 유해 발굴사업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6·25 전사자는 127명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