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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한국에 다가서는 페북 vs ‘글로벌 기준’ 고집 구글

입력 | 2018-01-31 03:00:00


신무경·산업1부

페이스북이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에 부회장사로 지위 승격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업계는 페이스북이 최근 한국 내 이용자와 정부를 상대로 유화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데에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30일 인기협 관계자는 “지난해 말 페이스북 측에서 부회장사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구두로 밝혔다”며 “주요 회원사 20여 곳으로부터 의견을 취합 중으로 특별한 반대가 없는 한 2월 초에 현재 일반 회원사에서 부회장사로 승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협은 200여 개 인터넷 기업의 이익 대변 창구로 꼽힌다. 회장사는 네이버, 수석부회장사는 카카오, 이베이, 부회장사는 엔씨소프트 등 7개사, 일반 회원사는 구글 등 9개사가 있다. 대체로 국내 기업을 위주로 회원사를 두고 있어서 페이스북이 부회장사를 자처하고 나선 점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최근 논란이 일었던 ‘국내 인터넷 기업의 역(逆)차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정당한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매출 대비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1∼6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장에 세금을 내겠다고 공언하고, 최근 국내 인터넷망사업자(ISP)들과의 망 이용 대가 협상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이 인기협 부회장사 승격 신청을 한 것도 ‘본사 정책’만 고집하지 않고 한국 시장과 원활한 소통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은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만 뿐 페이스북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 유튜브는 지난해 앱 사용 시간 기준 점유율 73%(와이즈앱 기준)를 차지하며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가운데 구글플레이 국내 매출은 3조4000억 원(아이지에이웍스), 유튜브 매출은 1656억 원(메조미디어)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올리는 매출에 따른 합당한 세금 지불과 망 이용료 지급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구글은 이런 사실은 외면한 채 “구글플레이, 유튜브 등이 한국 콘텐츠 제작자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는 입장만 강조하고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과 정부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기 위한 성의 표시와 존중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구글의 진정성에는 항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세금과 망 이용료의 절대량보다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페이스북의 최근 행보를 계기로 구글의 입장 변화도 함께 기대해 본다.

신무경·산업1부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