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D-23]평창 안전보건 지킴이 2人 88올림픽때부터 검식 맡은 김형준 식약처 서기관 “식중독 걸려 메달 놓치는 일 없게… 3명이 동시검사” 인천공항서 90개국 35만명 감시 강도현 검역관 “해외 감염병 국내 발도 못 붙이게 할것… AI 요주의”
김형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서기관
김 서기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식음료안전관리대책본부 총괄팀장을 맡고 있다. 이날 검식관 40여 명과 함께 ‘식음료 안전관리 모의훈련’을 했다. 올림픽 기간에 선수들이 실제로 먹을 음식을 똑같이 만들고, 식중독 검사를 진행했다. 그는 조리된 샐러드를 이리저리 뒤적이며 냄새를 맡고 직접 맛을 봤다. 임금이 먹을 음식에 독이 있는지 먼저 맛봤던 ‘기미(氣味) 상궁’과 같은 역할이다.
검식관 3명이 같은 음식을 먹고 만장일치로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면 통과다. 이런 ‘오감(五感) 검식’은 올림픽 기간에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이동 실험실에서 식중독균 오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식재료가 한 끼당 6개 정도에 불과해 대다수 식재료는 검식관이 직접 맛을 봐 판정할 수밖에 없다.
그는 평창 올림픽 행사장 내 식당 22곳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군과 강릉시 일대의 음식점은 4321곳에 이른다. 이 중 1364곳(31.6%)은 수돗물이 아닌 지하수를 쓴다. 식중독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다. 김 서기관은 “규모가 큰 음식점에는 매일 나가 물을 끓여 쓰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현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2팀장(사진 왼쪽)
강 팀장이 가장 촉각을 세우는 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증이다. 최근 중국에서 유행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엔 치명적인 AI 바이러스가 없지만 해외에서 유입되면 큰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강 팀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검역관 모두가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강릉=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