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서 30대母 이례적 출산 첫째, 25주만에 작년 11월 조산… 나머지 2명 ‘지연 분만’ 올해 태어나 주치의 “8주 이상 간격 둔 건 처음”
지난해와 올해 나이가 다른 세쌍둥이를 낳은 손지영 씨.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는 올해 태어난 쌍둥이 중 한 명이다.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은 세쌍둥이를 임신한 손지영 씨(35)가 지난해 11월 13일 첫째(임신 25주)를 낳은 뒤 2개월가량이 지난 올해 1월 8일 나머지 두 명의 쌍둥이(임신 33주)를 출산했다고 11일 밝혔다. 손 씨는 지난해 6월 시험관아기 시술로 세쌍둥이를 임신했고, 이번이 첫 출산이다.
손 씨는 임신 25주 만에 ‘조기양막파수’(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진통이 오기 전 양막이 파열하여 양수가 흐르는 상태)로 첫째를 조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둘째, 셋째가 나오지 않았다. 억지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보다 산모 배 속에서 좀 더 자랄 수 있게 분만을 늦추는 ‘지연간격 분만’을 선택했다. 늦게 태어나는 아이들의 질병과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서울대병원 내 연간 수술 건수도 2, 3건 정도로 흔치 않다. 담당 주치의인 전종관 산부인과 교수는 “첫째 출산이 너무 빨라 나머지 쌍둥이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기 위해 지연간격 분만을 결정했다”며 “병원에서 8주 이상 간격을 두고 지연 분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세쌍둥이는 모두 임신 37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다. 첫째는 출생 때 몸무게가 780g에 불과했다. 둘째, 셋째는 각각 1.82kg, 2.04kg이다. 모두 출산 뒤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고 있다. 세쌍둥이는 모두 남아다. 해가 바뀌면서 생일뿐만 아니라 세쌍둥이의 입학연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현재 산모는 건강하며, 첫째 몸무게도 1.6kg까지 늘었다. 신생아중환자실에 머물고 있는 세쌍둥이는 35주를 채워 퇴원할 예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