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증인 출석… 승마지원 요구 부인하며 공방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20일 법정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상대로 거친 설전을 벌였다. 앞서 삼성 측에 딸 정유라 씨(21)의 승마지원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5년을 구형받은 최 씨는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은 최 씨에게 지난해 1월 삼성전자 황성수 전 전무(55)가 회사에 ‘그랑프리급 말을 구입해도 되느냐’고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제시하며 “증인이 삼성에 요구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 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 승마 지원이 (딸) 유라를 위한 것이라는 전제로 물어보면 대답할 말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이 말 구입과 관련해 비슷한 질문을 계속하자 최 씨는 “답답하다. 독일을 한 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한 검사님이 나와야 한다”고 대응했다. 삼성이 지난해 초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구입한 경위에 대해 최 씨는 “정유라가 타는 말이라고 콕 찍어 말할 수 없다. 삼성이 ‘(승마 유망주 육성)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선수들이 독일에 오면 사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