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단장-류중일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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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감독으로 역대 최다인 한국시리즈(KS) 10회 우승을 기록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스스로에 대해 “지장도 덕장도 용장도 아닌 ‘복장’이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항상 좋은 선수들을 만나 우승할 수 있었다. 감독은 할일이 없었다”는 겸손이 뒤따랐다.
LG 류중일 감독은 삼성 감독으로서 KS에서 4번 정상에 올랐다. 김재박 전 현대 감독과 함께 역대 감독 최다 우승 두 번째 기록이다. 담백한 성격의 류중일 감독도 4년 연속 KS에서 우승할 때 “선수 복이 많은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응용 회장, 류중일 감독 모두 스타플레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팀 목표를 하나로 모으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복장’이다. 물론 색깔은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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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은 2011년 삼성 사령탑을 맡아 오승환을 필두로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와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2012시즌에는 이승엽이 일본에서 돌아왔고 KS MVP에 오르는 등 우승을 이끌었다. 오승환이 2013시즌을 끝으로 해외로 떠났지만 임창용이 복귀하면서 불펜을 지켰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선수 복이다. 그러나 행운도 준비된 사람의 몫이다. 이승엽은 복귀 첫 시즌 초반 부진했다. 이승엽을 라인업에 넣어도, 제외해도 비난은 류 감독 몫이었다. 어려운 순간이었지만 믿음을 거두지 않았고 부활을 도왔다. 류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승엽이 선뜻 삼성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류 감독의 존재는 김현수에게도 큰 행운이다.
해외에서 휴가 중 김현수 계약을 보고 받은 류 감독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타자인 만큼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며 높은 기대를 표시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