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日로손 ‘미래형 편의점’ 개발현장 르포
7일 일본 도쿄에서 로손 관계자가 미래형 편의점을 시연하고 있다. 상품을 쇼핑백에 넣고 검색대를 지나기만 하면 저절로 계산이 되고(왼쪽 사진), 판매대에서 상품을 고르면 옆에 있던 인공지능(AI) 로봇 페퍼가 설명을 해 준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7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미나토(港)구. 편의점 판매대에서 삼각김밥을 집어 들자 옆에 있던 인공지능(AI) 로봇 페퍼가 팔을 벌리며 이렇게 설명했다. 판매대 하단의 가격표 화면도 바뀌었다. 같은 열에 있던 6개의 상품 가격표가 모두 사라지고 기자가 고른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이 일본어와 영어로 번갈아 나왔다.
옆에 있던 편의점 업체 로손의 다니다 쇼이치(谷田詔一)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매니저는 “평소에는 디지털 화면에 광고가 나오다가 사람이 접근하면 가격표로, 상품을 고르면 상품 설명으로 바뀌는 인텔리전스 라벨”이라고 설명했다. 센서를 통해 어떤 상품을 고르고, 매대에 다시 올려놨는지 등이 저장돼 추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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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가 방문한 곳은 실제 편의점이 아니라 로손에서 10월 신설한 편의점 모양의 연구시설이다. 로봇, 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편의점의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곳이다.
무인점포 운영을 염두에 두고 결제 자동화도 다양하게 시도 중이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고 계산대에 올리면 자동으로 포장하고 계산해주는 ‘레지로보’는 지난해 말부터 한시적으로 오사카(大阪) 매장에서 운영됐다. 내년 봄부터는 0시∼오전 5시에 수도권 일부 매장을 무인화할 방침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매장에 출입하고 상품 바코드를 읽어 결제하는 방식이다. 현금으로는 결제할 수 없으며 해당 시간에 담배와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화제가 된 아마존고처럼 아예 계산대를 없애려는 시도도 있다. 기자가 상품을 쇼핑백에 넣은 후 검색대 사이를 지나가자 화면에 구입한 제품의 목록이 떴다. 금액을 확인하니 바로 스마트폰으로 결제됐다. 다니다 매니저는 “무선주파수인식(RFID) 기술을 이용한 것인데 개당 10∼20엔(약 96∼192원)짜리 집적회로(IC) 태그를 상품에 부착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일본 편의점 업계와 정부는 2025년까지 전국 편의점의 상품에 1000억 개의 IC 태그를 부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 밖에도 3차원(3D) 센서를 이용한 고객 동선 분석, AI 화상분석을 통한 재고 관리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 시라이시 다쿠야(白石卓也)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사람이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로봇에게 맡길 생각이며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를 통해 모은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마케팅, 상품 개발, 매장 배치 등에 두루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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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