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유카-레일리 (Yooka-Laylee)
개발사: 플레이토닉스게임즈
유통사: 인트라게임즈
플랫폼: PS4/Xbox ONE / PC
현지화: 자막 한글화
필자명: 구석지기
게임 '유카 레일리'를 처음 접했을 때 든 느낌은 오랜 시간 필자를 거쳐간 무수한 플랫포머 게임들이었다. 슈퍼 마리오부터 소닉&테일즈, 잭&덱스터, 그리고 라쳇&클랭크까지 말이다.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동안 유카 레일리가 어떤 느낌을 주고 싶었는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전형적인 3인칭 플랫포머 어드벤처 게임이다. 단순한 진행형 방식을 떠나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큰 공간들을 배치했고, 그 안에는 무수한 퍼즐을 넣어뒀다. 게이머가 직접 생각하고 즐길 수 있게 말이다. 여기에 먹을 만한 요소들과 간단하면서 즐거운 액션이 포함됐다.
유카-레일리(출처=게임동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플랫포머와 결합한 일명 '샌드박스' 장르다. 흔히 오픈 월드 게임들 (GTA5,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등의 요소로 알려진 샌드박스는 게이머가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방식을 뜻한다. 이 요소가 유카 레일리에 들어 있다.
그래서 초반에는 간단한 과정을 거쳐 게임 진행을 하지만 곧 바로 챕터1부터는 게이머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공간 내 있는 모든 퍼즐을 풀어보거나 게이머를 웃게 만드는 NPC들의 부탁이나 푸념을 들어주는 식으로 말이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또한 정해진 모든 걸 하지 않고도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도 있다. 물론 주제가 되는 큰 사건이나 이벤트는 해결을 해야 하지만 그 외 요소들은 선택사항이다. 전부 진행을 하면 예상치 못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부분도 게임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이 부분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칭찬해야 할, 그리고 다른 게임들도 생각해 볼만한 여지가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몇몇 곁에 보이는 수준으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게임 내 부수적 콘텐츠는 상당한 량을 자랑하고 이를 전부 찾고, 해결하는 일도 쉽지 않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하지만 이 게임은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게이머를 괴롭히지 않는다. NPC가 주는 부탁이나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것은 몇몇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을 그만 두고 싶을 정도의 압박을 경험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유카 레일리는 성장도 게임 내 부수적 요소들도 모두 선택에 맞춰져 있다. 이 점들이 없다고 해서 엔딩까지 갈 수 없는 구조도 아니다. 언제든지 게임을 다시 찾아와도 유카 레일리는 한결 같은 재미를 제공하고 익숙하게 플레이를 유도해준다.
또 하나의 장점은 예상보다 뛰어난 그래픽이다. 동화풍의 그래픽은 유니티 엔진의 성능이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예전 '비바 피냐타'와 흡사한 느낌이면서도 선명한 명암 구조로 공간이 주는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그리고 공간 내 있는 다양한 NPC들의 모습은 귀엽고, 독특하며 사랑스럽다. 대사 역시 상당히 개성 넘치게 돼 있어서 그들과 대화하는 과정의 재미도 신선하고 즐겁다. 동화풍의 그래픽과 거기에 어울리는 멋진 캐릭터, 공간이 흐트러짐 없이 잘 화합돼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진 않다. 이 정도의 장점을 제외하면 유카 레일리는 조금 설익은 과일처럼 게이머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필자는 PS4로 게임을 즐겼는데 일부 구간에서는 프레임 저하가 자주 발생하고 이로 인해 멀미, 두통을 느꼈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특히 화면 시야의 갑작스러운 제약은 화면 이동이 잦은 3D 어드벤처 입장에서 멀미 현상과 짜증을 유발 시키는 요소로 필자를 괴롭혔다. 대 부분 요즘 플랫포머 어드벤처 게임들은 특정 구간이나 퍼즐 해결 시에는 시야를 고정 시켜준다.
여러 단계의 구간을 넘어 점프하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부분도 그렇다. 화면 전체가 이 퍼즐을 게이머가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고정되고 많은 부분을 보여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 게임은 주요 퍼즐은 그렇게 작동하지만 샌드박스 구간에서는 그렇지 못한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그래서 특정 공간에서 이동 중 갑자기 강제로 시야가 밀리거나 시야 회전 중 멈춘다. 이는 여러 차례 두통을 유발 시켰다. 여기에 프레임 저하 등까지 생기면서 두통은 심해졌다. 이 원인 중에는 화면 전환 속도도 있기 게임을 즐긴다면 초반에 이를 옵션에서 조절해주는 것이 좋다.
편의 요소가 부족함도 아쉬움이다. 샌드박스의 3D 게임이지만 맵 요소가 없기 때문에 NPC들의 임무나 부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당황할 때가 많다. 대사를 꼼꼼히 읽어도 일부는 '돌려' 말하는 느낌 때문에 정확히 뭘 해줘야 해결되는지 놓치기도 한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결론을 이야기 하면 유카 레일리는 큰 틀 입장에서는 보기 좋고, 멋진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지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단점과 아쉬움이 많은 게임이다. 후속작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플랫포머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해볼만한 가치가 분명히 있다.
유카-레일리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다만 아이와 할 때는 옵션 등을 섬세하게 만져 멀미나 두통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생각하고 즐긴다면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