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선별버스 정거장에 무인 요금 결제기가 놓여 있다. 이곳에서 요금을 미리 결제한 시민들은 버스 앞뒤 문으로 올라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뉴욕 택시를 단기간에 이처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건 스마트폰으로 차량 소유자와 승객을 이어주는 우버, 리프트 같은 교통네트워크 회사의 약진이다. 우버는 올해 7월 처음으로 차량 대수, 운전자 수, 하루 평균 이용 횟수에서 모두 뉴욕 택시를 앞질렀다.
우버는 2015년 차량 수에서 뉴욕 택시를 앞질렀다. 올해 7월엔 하루 평균 이용 횟수에서도 능가했다. 운전자는 우버가 약 5만 명. 우버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프트, 비아 등까지 합하면 6만 명에 이른다. 한때 3만3000명에 이르던 뉴욕 택시 운전사는 이제 우버의 절반 정도인 2만5000명에 불과하다. 2014년 130만 달러(약 14억1700만 원)에 거래됐던 뉴욕 택시 면허(메달리언) 거래 가격은 3년 만에 약 6분의 1인 20만 달러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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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의 외면을 받는 건 뉴욕 버스도 마찬가지. 미국 대도시 중에서도 소문난 ‘느림보 버스’로 악명이 높다. 일방통행 길에 보행자와 승용차가 뒤엉켜 만성적인 교통체증이 반복되는 맨해튼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뉴욕 버스의 평균 속도는 시속 11.9km로 로스앤젤레스(17.2km)의 70%에 불과하다.
맨해튼에서 단거리를 버스로 이동하면 걷는 시간과 비슷하거나 더 걸릴 때도 있다. 승객들이 느림보 버스를 외면해 2002년 이후 지하철 승객은 24.2% 증가했지만 버스 승객은 16% 줄었다.
이날 맨해튼 55번가와 2번가 사이 인도에 새로운 버스 정거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버스 운행 속도를 높여 줄어든 승객을 만회하기 위해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이 확대하고 있는 ‘선별버스(Select bus)’ 노선 공사다.
선별버스는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전용 차선을 달린다. 승객들은 요금을 버스에 타기 전에 정거장에서 결제하고, 앞뒤의 모든 문으로 승차한다. 승객들이 앞문으로 타면서 요금을 내느라 운행 시간이 늘어지기 때문이다. 정거장 수도 줄이고 차량 도착시간 등을 알려주는 지능형 정보시스템도 도입했다. MTA는 선별버스 노선의 버스 운행 속도가 10∼30% 빨라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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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