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상사: 헤로도토스에서 현재까지/앨런 라이언 지음/남경태, 이광일 옮김/1400쪽·5만5000원·문학동네
책은 인류사에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내놓은 답안들을 소개하며 현대인의 사고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반추하게 만든다. 1부의 그리스 헤로도토스부터 2부의 현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까지 해당 사상가들의 개인 생애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시대를 분석한다. 마키아벨리를 이해하기 위해 유럽 도시 피렌체를 설명하고 홉스를 이해하기 위해 근대라는 시대에 대한 문학, 사학을 통틀어 들여다보는 식이다.
이 책은 결국 옛 정치철학이 과거로 박제돼 죽은 것이 아니라 후대 우리 곁에 살아 있어야 한다는 걸 말한다. 저자는 ‘민주주의’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탄생한 그리스와 로마가 지금의 일반적인 민주주의 국가들보다 훨씬 적은 수의 인구와 작은 지역 범위였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현재 인류가 이처럼 전혀 다른 토양 위에서 탄생한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각계 분야에서 합의되지 않은 채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한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