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어위시재단, 전 세계 42개 국가에서 ‘희망’ 선물 올해 한국지부 설립 15주년… 年300여 명 소원 이뤄줘
소원이 이루어 지는 순간, 환아는 병원과 병명에서 벗어나 공주가 되기도 하고 피아니스트, 스포츠 선수, 바리스타 등 소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크리스는 비록 소원을 이루고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소원 성취의 정신은 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이어졌다. 재단 설립 37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 42개 국가에 지부가 설립되었으며 총 41만5000명 이상의 환아들이 소원 성취를 통해 희망을 찾았다.
한국은 2002년에 지부가 설립돼 이듬해인 2003년 1월 ‘마술사’가 되고 싶은 손동환 아동을 시작으로 그해 총 26명의 환아에게 희망을 선물하였다. 이후 꾸준한 성장을 통해 2009년 1000번째 소원 성취 사례를 발굴하였으며 2012년 2000번, 2015년 3000번 등 매해 300명 이상의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이루어 주고 있다.
크리에이터 도티와 잠뜰을 만난 홍원기 군(가운데). 우상과의 만남은 환아에게 미래를 꿈꾸게 한다.
이러한 대상자의 높은 만족에는 단순히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결과가 아닌 소원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 병원의 사회사업실 또는 개인의 신청으로 대상자의 소원이 재단으로 접수되면 국제 본부의 기준에 맞춰 대상자가 선정된다. 선정 이후에는 전문 상담사를 통해 초기 상담이 진행되며 완료된 대상자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전문 교육을 받은 봉사팀이 배정된다.
봉사팀은 대상 환아와의 만남을 통해 친밀감 형성을 비롯해 소원을 찾게 된다. 이때 대상자뿐 아니라 환아의 형제 및 부모까지 소원 성취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시혜적인 관계가 아닌 함께 소원을 만들어 가는 공동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에는 환아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잊지 못할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소원 성취의 과정에는 가족, 친구, 지역 사회, 후원사, 봉사자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참여한다.
‘아빠, 엄마를 위한 결혼식을 열고 싶어요’, ‘동생과 함께 놀 수 있는 책상을 가지고 싶어요’ 등 소원 자체가 가족을 위한 사례도 있다.
경찰관 소원을 이룬 크리스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소원 성취에는 지역사회 및 유명인, 후원기업 등 다양한 커뮤니티와 후원자가 참여한다. 투병 생활로 인해 여행의 기회가 제한된 많은 환아들은 여행을 소원으로 이야기한다. 서울 여행을 비롯해 제주도 여행까지 다양한데 서울은 코엑스아쿠라리움이, 제주도는 테디베어박물관 퍼시픽랜드 소인국테마파크 등이 대상 아동과 가족에게 관람권을 후원하고 있다.
소원 성취 사업을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는 데에는 후원자와 후원 기업의 역할이 컸다. 특히 삼성전자 DS부문은 2007년부터 10여 년간 소원 성취 기금 후원을 비롯해 임직원 봉사단인 ‘소원별희망천사’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일 화성시 삼성전자 DSR타워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의 후원으로 소원을 이룬 1000번째 아동을 위한 이벤트가 열렸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누적된 후원금만 41억 원이 넘었으며 봉사 참여 인원은 10년간 4000여 명에 가깝다. 오랜 활동 기간만큼이나 소원을 이룬 아동도 많다. 지난 11월 3일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DSR타워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의 후원을 받은 1000번째 아동이 임직원들의 환영 속에 소원을 이루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 DS부문의 후원으로 ‘바리스타’가 되는 소원을 이룬 양하영(22) 양이 1000번 째 소원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 참석하여 200여 명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커피를 전달하였다.
기업이 단순히 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는 대상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년간(2007∼2016) 삼성전자 DS부문의 후원으로 소원을 이룬 1000여 명을 대상(309명 응답)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01명(97.4%)이 봉사자와 관계 형성이 잘됐다고 응답했으며 나아가 소원을 이룬 것에도 304명(98.4%)이 만족했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사례는 후원의 지속성, 참여자의 적극성, 나아가 대상자의 만족까지 모든 면에서 커뮤니티 참여의 모범이 된다.
올해 한국 지부 설립 15주년을 맞이한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소원 성취는 난치병 아동과 가족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믿음 아래 희망을 전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