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시아 순방 이후]日 제1야당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
9일 의원실에서 만난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국회에서의 노력은 물론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국 강연, 심포지엄 등 국민운동을 통해 아베 신조 정권의 평화헌법 개정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9일 도쿄(東京) 중의원 회관에서 만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53) 입헌민주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두고 일본 시장이 불공정 불공평하다고 말한 것에는 (아베 총리가) 강하게 반론했어야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외교안보에 대해선 정상회담 결과에 큰 이견은 없다”면서도 “북한을 감안하면 일본의 안보 능력을 높여야 하지만 사업하는 것처럼 ‘무기를 사라’고 말하면 곤란하다고 받아쳐야 했는데 너무 약했다”고 평가했다.
입헌당은 지난달 22일 중의원 선거에서 54석을 획득해 희망의 당을 누르고 제1야당이 됐다. 아베 독주를 견제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 에다노 대표는 “일본이 미국과 지나치게 일체화돼 있다. 좀 더 균형 잡힌 태도를 취해야 한국 중국 러시아 등 관계국에도 (일본의) 발언력이 생길 것”이라며 아베 정권의 지나친 친미 노선을 비판했다.
야당 통합론에 대해선 “그동안 자민당에 대항한다고 무조건 세력을 모으다 실패했다. 민진당도 그랬다”며 선을 그었다. 또 “협력은 가능하지만 합당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주장을 더욱 명확하게 하고 구심력을 높여 자민당에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관계에 대해 그는 “한국은 과거사를 쉽게 잊을 수 없는데, 일본은 금방 잊어버리곤 한다”며 “150년 전 보신전쟁(戊辰戰爭)에서 싸운 일본 내 지역 간의 갈등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입장을 바꿔 놓고 보면 한국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선거운동 기간에 맥주 상자 위에서 거리 유세를 하는 에다노 유키오 대표. 사진 출처 에다노 유키오 페이스북
그런데 고이케 지사가 민진당의 진보 성향 의원을 통합 대상에서 배제하자 고이케 신당에 가지 않은 이들이 입헌당을 만들었다. 에다노 대표는 “20명 당선이 목표였는데 제1야당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돌이켰다.
변호사였던 에다노 대표는 1993년 일본신당에 합류하며 정치를 시작했다. 2011년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에서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맡았을 때는 잠도 안 자고 초췌한 모습으로 밤낮없이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브리핑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면서 ‘에다노, 자라’가 그해 유행어가 됐다.
그의 취미는 노래방 가기다. 그는 “AKB48 등 아이돌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일본어 버전도 부른다”며 웃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1964년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 출생 △1987년 도호쿠대 법학부 졸업 △1993년 일본신당 입당, 중의원 첫 당선 △2010년 민주당 간사장 △2011년 내각 관방장관 △2011∼2012년 경제산업상 △2016년 민진당 간사장 △2017년 입헌민주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