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 쉬지 않거나 호흡량 절반 감소하면 수면무호흡증 심하면 치매-고혈압-당뇨병 일으켜… 똑바로 누워 자기보다 옆으로 자야 美선 비수술 치료 ‘양압호흡기’ 권장
수면무호흡증 치료기인 지속적 양압기(CPAP)를 착용해 수면을 취하는 모습. 최근 출시되는 양압치료용 마스크는 시야가 넓고 움직임이 자유로워 환자 불편을 줄여줄 수 있다. 필립스 제공
○ 급증하는 수면장애 원인 파악이 중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49만4000여 명. 2012년 35만8000여 명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수면장애 치료비용은 지난해에만 597억 원으로, 2012년(359억 원)보다 66% 증가했다. 수면장애를 단순한 코골이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수면장애 중 수면무호흡증은 특히 위험하다. 수면무호흡증은 기도 위쪽 공간이 매우 좁아지면서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거나 호흡량이 50% 이상 감소하면 수면무호흡으로 판단한다. 같은 증상이 1시간에 5번 이상 발생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본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숙면하지 못해 다음 날 졸음과 피곤을 느끼며 집중력이 저하되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심하면 치매,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등 중증 질환까지 일으킨다. 최근 수면무호흡증은 뇌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더 많이 쌓이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면서 코를 골던 중 갑자기 조용해지며 숨을 쉬지 않다가 다시 숨을 크게 몰아쉬는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코를 심하게 골면 대부분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므로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야뇨증의 흔한 원인도 수면무호흡증이다.
○ 양압호흡기로 수술 없이 치료 가능
수면무호흡증의 주요 발생 원인은 좁은 상기도 구조, 짧고 굵은 목, 큰 혀와 편도, 비만 등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 음주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금연하는 게 좋다. 똑바로 누워 잘 때 무호흡이 더 자주 발생하므로 옆으로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양압호흡기를 처음 사용하는 환자는 장비가 가하는 공기 압력이 강해 불편을 느끼고 잘 때마다 착용해야 하는 마스크가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를 거쳐 알맞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양압호흡기는 스스로 착용하고 관리해야 하는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예를 들면, 필립스 양압호흡기 드림스테이션에는 환자가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압력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기능이 있어 환자가 치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30일간의 호흡 패턴을 의료진에 제공해 환자의 수면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확인하고 향후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있다.
필립스 홈 헬스케어 수면 및 호흡 사업 담당 줄리안 조 제너럴매니저는 “최근 출시되는 양압호흡기와 부속품은 환자가 최대한 편안히 잠을 자고 스스로 수면 상태를 관리하도록 고안됐다”면서 “다만 환자 상태에 따라 필요한 적정 압력이 다르므로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으면 전문의와 상의를 거쳐 본인에게 맞는 양압호흡기와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