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업계 첫 부동산교육 현장
신한은행은 업계 최초로 일반 행원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전문 인력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은 16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20, 30대 젊은 행원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서 있었던 이 과정의 수업 모습.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날 수업에는 업무로 참석하지 못한 1명을 제외한 14명이 출석했다. 노타이 차림에 소매를 걷어 올린 이들은 ‘ㄷ’자 모양 테이블에 둘러 앉아 노트에 수업 내용을 받아 적거나 때때로 질문을 하며 수업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신한은행 PWM도곡센터 김성연 대리(33)는 “영업점 창구에서 일을 하다 보면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가 부동산으로 빠르게 옮아간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된다”며 “개인 경쟁력뿐만 아니라 은행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부동산 관련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 ‘불타는 금요일’에 부동산 공부 열기
연수 기간은 총 1년. 수도권 영업지점에 근무하는 입행 7∼10년 차 젊은 행원들을 대상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 오전 각각 3시간씩, 총 6시간 수업을 한다.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내 팀장급 이상 전문가들이 부동산 공법, 사법 같은 부동산 관련 법률 및 정부 정책, 그리고 경매, 상권, 재개발·재건축 등 7개 과목을 다룬다. 6주에 한 번씩 제주도나 강원도 등으로 현장 답사도 다녀온다.
고 센터장은 “커리큘럼이 부동산 대학원 과정에 버금가는 강도를 갖고 있어 퇴근 후 매주 듣기에는 다소 버거울 수 있음에도 15명 모집에 238명이 지원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 부동산 자문 영역 늘리는 금융업계
다른 시중은행들도 부동산 투자자문 역량을 늘리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맞으면서 덩달아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예·적금 분야가 아닌, 자산관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업계의 이 같은 변화 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임원은 “전통적인 예·적금 업무에서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결국 대형은행은 자산관리 분야 등에서 사업영역을 확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