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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판부터 터진 웅담포… 두산, 한국시리즈 1차전 KIA 격파

입력 | 2017-10-26 03:00:00

2-0 앞선 5회 김재환 투런 이어 타격 물오른 오재일 쐐기 솔로포
상대 20승 에이스 헥터 무너뜨려
PO 부진 니퍼트 6이닝 3실점 호투




플레이오프에서 괴력을 뽐냈던 두산의 거포 김재환(위)과 오재일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환이 5회초 2-0으로 앞선 1사 1루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오재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초절정입니다. 좋은 타격감을 언제까지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죠.”

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의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두산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두산 관계자는 “김재환과 오재일의 방망이에 물이 올랐다. 지금 분위기라면 어떤 투수가 나와도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주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두산 타자들은 NC 마운드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경기당 12.5점씩, 4경기에서 모두 50점을 올렸다. 승리를 거둔 2∼4차전에서만 모두 1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 중심에는 김재환과 오재일이 있었다. 왼손 강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은 각각 3개와 5개의 홈런을 쳤다. 둘의 플레이오프 타율은 각각 0.471과 0.600이나 됐다.

1982년 한국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 열린 ‘단군매치’(곰과 호랑이의 싸움에서 유래된 말) 1차전의 승부를 결정지은 것도 역시 두 선수의 파워였다. 정규 시즌 2위 두산은 이날 김재환과 오재일의 연속 타자 홈런을 앞세워 KIA를 5-3으로 꺾고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난해까지 35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모두 22번(75.8%)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두산은 경기 초반 올 시즌 20승을 거둔 상대 선발 헥터의 호투에 밀려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0-0이던 4회초 헥터의 갑작스러운 제구력 난조와 안치홍의 실책으로 맞은 2사 만루에서 오재원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둘의 홈런포가 불을 뿜은 것은 5회초였다. 박건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난 뒤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김재환은 헥터의 4구째 가운데 높은 직구(시속 148km)를 퍼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4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한 김재환은 포스트시즌 8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유지현(LG 수석코치)이 보유하고 있던 이 부문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헥터의 한가운데 직구(시속 147km)를 받아쳐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타구는 ‘기아자동차 홈런존’을 직접 때렸고 오재일은 기아차가 제공하는 3900만 원 상당의 스팅어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받게 됐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니퍼트의 호투가 빛났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니퍼트는 6이닝을 5안타 3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던 니퍼트는 버나디나에게 3점 홈런을 맞긴 했지만 막강 KIA 타선을 상대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8회에 등판한 김강률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KIA는 3-5로 추격하던 8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안치홍이 3루수 앞 병살타로 기회를 날린 게 아쉬웠다. 양 팀은 26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장원준, KIA는 양현종이 선발 등판한다.

광주=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박세혁 큰 경기 리드 잘해줘

▽김태형 두산 감독=
첫 경기를 잘 풀어나가서 앞으로 남은 경기를 선수들이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8회 함덕주가 더 끌고 갔으면 했는데 고심하다가 김강률을 내보냈다. 사실 경험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잘해줬다. 포수 박세혁도 큰 경기에서 차분하게 리드를 잘해줬다.
 

걱정했던 불펜 안정돼 다행

▽김기태 KIA 감독=
첫 경기를 지긴 했지만 우리 투수들이 잘 던졌다. (선발) 헥터가 5점을 주긴 했지만 피칭이 나쁘지는 않았다. 두산 타자들이 잘 쳤다고 본다. 걱정했던 불펜이 안정적인 게 다행이다. 아쉬웠던 점은 빨리 잊고 내일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워 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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