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재일은 NC와 PO에서 5홈런 12타점을 몰아치며 시리즈 MVP에 오르며 과거의 설움을 단번에 털어냈다.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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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1루 거포 유망주였던 오재일은 팀 간판타자 이숭용에 가려 수년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숭용이 2011년 은퇴했지만 그해 박병호가 트레이드 되면서 입지는 더 줄어들었다.
#2012년 7월 9일 두산과 넥센은 오재일과 이성열의 트레이드를 발표한다. 당시 이성열은 시즌 24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검증된 만28세 외야수. 오재일은 1군에서 보여준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26세 1루수였다. 트레이드를 요청한 오재일의 고등학교 은사 김진욱 두산 감독에게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거포 유망주를 영입했다’는 구단 설명에 ‘이성열과 오재일이 두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무슨 유망주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오재일은 2016년 27홈런을 터트리며 만30세에 드디어 거포 유망주의 알을 깼다. 그러나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모두 나와 17타수 1안타 타율 0.059로 부진했다. 팀 우승 속에 가렸지만 2015년 포스트시즌 때도 준플레이오프(준PO) 5타수 1안타, PO 11타수 무안타. 한국시리즈 5타수 무안타 등 가을야구에서 유난히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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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두산 오재일은 한동안 팬들에게 ‘미운 오리새끼’였다. 이성열과의 트레이드 때는 비난의 강도가 워낙 높았다. 당시 오재일은 “비판은 달게 받겠다. 그러나 잘못된 트레이드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거포 유망주는 10년 만에 알에서 깨어났고 프로 13년차에 가을야구 최고의 거포로 다시 태어났다. 오재일이 맹활약을 펼치며 두산은 강력한 화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지금까지 해태, 삼성밖에 이루지 못한 3년 연속 우승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