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건축자재로 널리 쓰여… 인체에 무해하도록 구조 바꿔 폐콘크리트 재활용 연구도 활발… 시멘트 걷어내 자갈 재사용토록 해
1970년대 단열재로 널리 쓰였던 석면은 그 유해성 때문에 지금은 사용이 전면 금지돼 있다. 조환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팀은 유기산을 이용해 석면 폐기물을 낮은 온도에서도 인체에 무해한 구조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그대로 매립하기에는 양이 지나치게 많은 데다 석면 같은 유해물질이 지상에 노출되면 인근 지역 주민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건축 폐기물 저감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다.
조환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화사업단 선임연구원은 석면을 저온에서 처리해 인체에 무해한 형태로 바꾸는 기술을 6월 광물 관련 학술지 ‘미네랄스’에 발표했다.
이미 사용한 석면의 처리는 진행 중이다. 1960, 70년대에 지어진 노후 건물을 재건축할 때 건축 폐기물에서 석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석면 폐기물은 땅에 매립한 뒤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지 꾸준히 감시하는 방법밖에 없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1500도에서 녹여 구조를 바꾼 뒤 폐기하는 방법도 허용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잘 쓰이지는 않는다.
연구진은 저온에서 석면의 구조를 바꿀 방법을 찾았다. 석면이 유기산을 통과하면 100도 정도의 온도에서도 구조가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느다란 침 모양 구조가 찌그러진 직육면체 형태로 바뀌어 유해성이 사라졌다. 석면을 일반폐기물과 같이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해 석면 건축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조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안에 기술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폐콘크리트를 다시 사용해 건축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연구도 활발하다. 콘크리트를 만들 때 시멘트와 함께 자갈과 모래가 들어가는데 시멘트를 걷어내면 자갈을 순환골재로 재활용할 수 있다.
이세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팀은 이 문제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해결했다. 순환골재가 이산화탄소를 만나면 중성 반응이 일어나 알칼리성이 사라진다. 이 연구위원은 “콘크리트 구성 성분의 70%가 골재이기 때문에 폐콘크리트를 재활용하면 건축 폐기물을 상당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