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뉴스테이 연계 개발
인천의 대표 낙후 지역인 십정2구역은 지은 지 40여 년 된 5층 이하 노후 불량 주택이 밀집해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에 610억 원을 출자해 도시 재생 사업을 펼친다. 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도시공사는 지은 지 40년 넘은 낡은 주택이 몰려 있는 부평구 십정2구역(일명 열우물)을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랜드마크로 개발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처음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연계해 추진한다. 뉴스테이는 민간기업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전날 인천시청 브리핑에서 “십정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안정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에 610억 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시의회에 610억 원 출자동의안을 제출했다. 낡은 주택을 매입한 뒤 기업형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조성한 ‘십정2 부동산펀드’에 공사가 지분 출자를 하려면 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특히 도시공사 자본을 십정2 부동산펀드에 출자한 것이 사업안정성에 대한 대외신뢰도를 높여 기관투자가 모집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은 십정2구역 부동산펀드에 610억을 출자한 배경과 사업 추진계획을 밝히면서 일각에서 일고 있는 오해와 불신을 씻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공사에 따르면 십정2 부동산펀드는 장기투자상품이다. 입찰을 통해 기업형 임대주택을 주변 시세보다 20%가량 낮은 3.3m²당 830만 원에 매입한다. 한국감정원에서 산출한 십정2구역 주변 공동주택 현 시세는 3.3m²당 1092만 원이다. 12년(건설기간 4년 3개월+임대운영기간 8년) 뒤 주택가격상승률을 0%라고 가정해 현재 시세(1092만 원·3.3m²)로 매각한다 해도 공사 리스크는 없다는 얘기다.
황 사장은 이날 “매입 당시 3.3m²당 830만 원이던 집값이 매년 1.25%씩 12년간 오르면 963만 원이 돼 원금은 물론 400억∼1200억 원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 연간 주택가격상승률은 평균 2.4%이고 부평 주택가격상승률은 3%가 넘는다. 여기에 건설과 임대사업 기간 부동산펀드로부터 시중은행 금리인 1.25% 내외의 배당도 받기 때문에 손실 발생은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특혜라고 지적하는 땅값 350억 원대 할인과 관련해 공사 측은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당초 할인율 3.8%로 부동산 매매대금 선납을 제안했지만 거절하고 재협상해 선납할인율을 공사 조달금리 수준인 2.1%만 적용했다”며 “계약금과 잔금을 제외한 중도금을 선납할 때 할인액은 약 356억 원이어서 특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단지는 기존 구릉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십정동(十井洞) 이름의 어원인 ‘열 개 우물’을 모티브로 테마공간 ‘10정(井) 10경(景)’을 조성한다. 전 가구 차량을 모두 지하주차장에 세울 수 있게 해 보행자 안전과 단지 쾌적성을 높였다. 단지 앞에는 근린생활시설 ‘스트리트몰’을 지어 쇼핑공간을 만든다.
십정2구역 개발이익은 다른 구도심권 개발에 사용해 인천 도시재생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도시공사는 올해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부채비율을 230%(지난해 245%) 이하로 낮추는 등 재정건전화를 이뤄 모범 공기업 면모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