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4당대표 회동]상춘재서 130여분간 만찬
“적폐 대표라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소방서를 방문해 소방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그는 “적폐 세력의 대표라는데 뭐 하러 부르느냐”고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文 대통령, 이례적 지하벙커 공개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이 외교안보라인의 불협화음을 지적한 데 대해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 없고 실시간 정보교환을 해나가고 있다”며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 내에 똑같은 목소리가 있을 필요는 없다”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과 의견이 다를 때는 전략적이라고 하면서 왜 국내에선 (이를) 불협화음이라고 하느냐”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상황, 우리 정부의 대응 등 3쪽짜리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실장은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우발적 사고와 군사적 충돌이 우려된다”면서 “미국은 옵션이 있지만 우리는 전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철저하게 압박하되 대화 여지를 열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미국과의 핵 공유 공동연구’ 언급도 나왔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전술핵은 안 된다는 입장이고, 전술핵이 없는 만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처럼 전술핵을 당장 공유할 수도 없다”면서도 “북핵 억제력 강화 차원에서 (핵 공유 주장이 나오는 만큼) 미국과 핵 정보를 공유하는 게 가능한지 공동 연구를 해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제안에 “(남북 간) 대화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한미 공조가 중요한 상황에서 (지금이) 대북특사를 보내기에 시점이 적절한지 고민”이라고 말한 뒤 “(대북특사를) 보낼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고 오면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회동이 끝난 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북핵 위기에 관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 문 대통령, “적폐 청산은 정치 보복 아냐”
“적폐 대표라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소방서를 방문해 소방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그는 “적폐 세력의 대표라는데 뭐 하러 부르느냐”고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야당 대표들은 “인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어 착오도 좀 있었다. 일부 인사가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외교안보라인 교체설에 대해선 “당분간 안보라인을 바꿀 생각은 없지만 혼선이 계속 될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대표는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감옥에 있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저도 눈에 밟힌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훈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