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장수 교육부 심의위원장의 소회 한달간 메일 1000여통 보며 고심… 임용시험 근간-공정성 유지로 결론 상처 받은 분들 생각에 가슴 먹먹 비정규직 숨은 차별 개선에 중점… 영어강사 계약 연장시 평가 간소화
지난 한 달간 첨예한 갈등 속에서 교육부문 비정규직 전환 기준을 마련해 온 류장수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위원장(부경대 경제학부 교수·56·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교육부는 11일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스포츠 강사는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류 교수는 한 영어회화 강사의 이메일을 언급하며 “이번 결정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을 분들인데…”라며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없어 가슴이 먹먹했다”고 했다. 이메일에는 ‘비록 결과는 아팠지만 원도 한도 없습니다. 상처를 딛고 좀 더 성장하는 자신이 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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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를 맡는 동안 당사자들과 수없이 전화 통화를 하며 이야기를 들을수록 고심이 더 깊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임용시험을 흔들면 혼란이 걷잡을 수 없어지는 데다 교사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만큼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 제외에 대한 심의위원 간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노동계에선 이번 결정이 향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류 교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이 발표됐지만 부처마다 기관마다 각각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모든 정책이 현장과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쟁점이 된 직종은 최대 4년간 일할 수 있는 영어회화 전문 강사였다. 당장 정규직 전환을 할 수 없는 대신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고,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방법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 영어 강사들은 매년 계약할 때마다 같은 학교에 재고용되더라도 동료 교사나 다른 영어 강사, 학부모들 앞에서 수업 시연을 해야 한다. 류 교수는 “이런 시연이 동료로 인정받지 못하는 비인간적 처사라고 느끼는 강사들이 많아 계약 연장 시 평가를 간소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비정규직이 그토록 정규직이 되려 하는지 우리 사회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