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피아니스트 임동혁, 손열음, 조성진, 김다솔과 언니, 친구, 오빠로 친하다. 그는 “피아니스트에게도 음악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며 “나와 같은 연주자의 길을 걸어온 선배들이니 항상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크레디아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3)은 5일 자신의 데뷔 앨범 기자회견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메일을 보냈다. 연주자가 기자회견 초대글을 직접 작성해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워너뮤직코리아 관계자는 “임지영이 명함을 일일이 찾아 메일을 보냈다. 데뷔 앨범에 거는 기대가 크고 무척 설렌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영은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 중의 하나인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년 만에 자신의 첫 데뷔 앨범을 인터내셔널 앨범으로 발매했다. 한국인 음악가가 워너클래식에서 앨범을 발매한 것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사라 장, 소프라노 조수미 등에 이어 8번째다. 어린 나이에 인터내셔널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지만 그의 진중한 성격을 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 그의 음악도 그의 성격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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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엘리자베스 콩쿠르 2015년 우승자 임지영(왼쪽)과 2003년 3위 수상 거부로 파문을 일으켰던 임동혁.
“그 전까지 서로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었어요. 그냥 전형적인 고뇌하는, 신비에 싸인 음악가 이미지였죠. 녹음 전에 만났는데 5분 동안 이야기도 못해 파트너를 바꿔야 하나 싶었는데 몇 마디 나눠 보니 정말 사촌오빠같이 편해지더라고요.”
임동혁이 파트너로 낙점된 것은 워너클래식 본사의 추천이었다. 파트너 선택에 까다로운 임동혁은 임지영의 이름을 듣고 선뜻 승낙했다는 게 워너클래식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들은 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23일 경기 화성 모두누림센터, 24일 충북 청주 예술의전당,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27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함께 무대에도 오른다.
“사실 이번 데뷔 앨범은 처음 제가 원했던 레퍼토리와는 거리가 있어요. 저는 프로코피예프, 스트라빈스키 등 20세기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고전 작품을 연주하며 첫발을 뗀 만큼 두 번째, 세 번째 앨범부터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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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임지영이 아닌 아시아에서 온 신인 연주자에 불과해요. 그냥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일 뿐이죠. 기술적으로 무언가를 더 배운다기보다는 많은 음악인과 교류하고 공연도 많이 보면서 저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