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재속 하반기 공채… 기업들 채용 트렌드는
그 대신 지원자가 자신의 끼와 능력을 동영상으로 담아 제출한다. 지난해에 상반기(1∼6월) 공채에서 도입한 이래 2년째다. 제주항공은 올해 채용 인원도 크게 늘린다. 올해 이미 채용한 인원과 이달 공채 예정 인원을 합해 약 745명 규모다. 지난해(약 500명)보다 240명 넘게 늘어났다.
KT도 4일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정보기술(IT), 보안, 경영 등 17개 분야에서 260명을 뽑는데 지난해(178명)보다 46% 늘었다. 통신사 역시 정부의 통신료 인하 압박 등 여건이 좋지 않지만 채용을 늘렸다.
국내 최대 제약업체 한미약품도 이날 연구개발 등 18개 부문 200여 명 규모의 공채를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200여 명을 채용한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 투자,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인력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이 채용 인원을 늘려 올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채용 방법도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춰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추세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500곳 기업 중 총 209곳이 답변해 그중 46곳(22.0%)이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응답기업 210곳 중 24곳(11.4%)이 채용을 늘리겠다고 한 것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재작년 19.6%에 비해서도 소폭 늘었다. 채용을 줄이겠다고 한 기업은 지난해 102곳에서 올해 40곳으로 줄었다.
기업들이 불황에도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한 기업의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나 실적과는 무관하게 꾸준히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영속적인 경영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과거 불황기에 채용을 줄인 기업이 호황기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는 기업 10곳 중 6곳(62.7%, 131곳)이 “긍정적”이라는 평을 내놨다. 채용 과정에서 이미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한 기업 62곳 중 71%(44곳)은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미래 인재 확보 의지, 경기 상황 개선 조짐 등의 요소 때문에 주요 대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