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예산통과 반대 움직임에 경고… 공화당도 “국민 원치않는 일”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필요하다면 연방정부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예산안 통과를 둘러싼 백악관과 의회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국경 장벽 건설이 의회 반대로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미국 전체의 안전이 위기에 처했다”며 “연방정부를 폐쇄해서라도 장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가 다음 달 말까지 국경 장벽 예산을 포함한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 1일∼2018년 9월 30일)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잠정 폐쇄·shutdown)’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핵심 공약인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정부 셧다운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들어 야당과 여당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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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입에서 셧다운 경고가 나오자 미 증시가 흔들렸다.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87.80포인트(0.4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8.47포인트(0.35%) 하락했다. 이날 증시 하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피닉스 집회에서 “우리는 너무 나쁘게 이용당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타협이 안 될 것 같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미 하원은 지난달 27일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이 포함된 예산안 일부를 통과시켰지만 이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많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