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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닭고기 이력제… EU식 사육환경 표시

입력 | 2017-08-19 03:00:00

[토요판 커버스토리]정부, ‘살충제 계란’ 대책 발표
전수조사 마무리… 총 49곳서 검출
일부선 시약 부족, 성분 확인 못해




8월 18일자 A1면.

정부가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무리했지만 ‘살충제 계란’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친환경 인증제도의 신뢰성이 크게 손상된 데다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는 “과학적으로 철저하게 검사했기 때문에 신뢰하셔도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계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닭고기와 계란 이력제를 실시하고 농장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1239개 농가를 대상으로 한 계란 전수조사 결과 49개 농가에서 금지 성분이나 기준치 이상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또 사료 수거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121개 농가를 대상으로 재검사를 한 결과 2개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 친환경 농장(전체 683곳)이 31곳이며, 일반 농장(556곳)은 18곳이다.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발견 농가 8곳), 비펜트린(37곳), 플루페녹수론(2곳), 에톡사졸(1곳), 피리다벤(1곳) 등 5종이었다.

정부는 이번에 적합 판정을 받은 1190개 농장 계란(전체 공급 물량의 95.7%)은 즉시 시중에 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 조치를 내렸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에 대해선 2주 간격으로 추가 조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부적합 판정 농가에서 출하된 ‘산란 노계’로 생산한 닭고기와 닭고기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추가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통해 계란의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 나타난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유럽연합(EU)의 계란 표기 방식을 참고해 케이지 사육 또는 평사 사육 등 농장 사육 환경을 표시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는 닭고기와 계란 이력제를 도입하고 동물용 의약외품의 유통 기록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는 재조사해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인증을 취소하고 부실 인증기관 역시 퇴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전문가회의를 열어 이번에 검출된 살충제의 위해(危害)평가 등에 대해 논의했고, 그 검토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검사용 시약을 확보하지 못해 일부 살충제 성분을 아예 확인조차 못한 사례가 나타나 전수조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 대책에 허점이 적잖은 만큼 추가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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