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우수 수상작 25점 10월부터 지방 순회 전시 국무총리상 ‘물 쏟음 방지 병 내부마개’ 서울 세종과학고 김성윤 군
국무총리상 수상자인 김성윤 군은 14일 자신의 발명품인 ‘물 쏟음 방지 병 내부마개’를 설명하면서 TV에서 우연히 본 불편한 상황 때문에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페트병이 넘어져도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게 해주는 ‘물 쏟음 방지 병 내부마개’는 서울 세종과학고 2학년 김성윤 군의 사소한 버릇에서 시작됐다. 헬스장에서 트레드밀(러닝머신)에 오른 뒤 습관적으로 TV를 켰는데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 그대로 채널을 고정한 것이 발명품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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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에 걸친 시도 끝에 이중 구조로 된 마개를 생각해 냈다. 이중 구조 중 바깥 마개(고정부)는 페트병 입구에 단단하게 고정하고, 안쪽 마개(이동부)는 페트병 내부 액체에 인위적인 압력이 가해지면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바깥 마개와 안쪽 마개의 측면에는 각각 다른 위치에 유체가 흘러나올 수 있는 큰 구멍이 뚫려 있는데, 안쪽 마개가 병 입구 쪽으로 이동해야 구멍의 위치가 맞아 떨어져 내용물이 나온다.
평소에는 대기압의 작용으로 안쪽 마개가 병 바닥 쪽으로 내려와 있기 때문에 병이 쓰러져도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는다. 페트병을 누르면 바깥 마개의 바닥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유압력이 전달돼 안쪽 마개를 밀어 올리게 되고, 안쪽과 바깥쪽 마개의 큰 구멍이 일치하면 내용물이 흘러나오게 된다. 김 군은 이 아이디어로 올해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서울시 대회에서 특상을 받은 뒤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김 군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작품을 출품할 때는 페트병에 끼울 수 있는 작은 마개였지만, 지금은 각 부품의 분리가 가능한 탈부착형 마개를 개발한 상태다. 세척이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 개발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김 군은 “일상생활에서는 보온병이나 텀블러를 많이 사용한다. 병의 누르는 부분을 고무로 만드는 방식으로 보온병에도 이 발명품을 적용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