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 실제 주인공 獨기자의 마지막 호소 “미래세대 위한 민주주의 상징”… 2년전 市에 이메일 보내 보전 당부 보름뒤 신군부가 옮긴 시계탑 복원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존 인물인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씨가 복원을 주장했던 전남도청 앞 시계탑의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모습. 광주시 제공
광주시는 2015년 1월 12일 힌츠페터 씨가 보낸 마지막 e메일 전문을 공개하며 “옛 전남도청 앞 시계탑은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고 6일 밝혔다. 광주 금남로의 옛 전남도청 앞 시계탑 주변에서는 1980년 5월 21일 오후 계엄군의 발포로 30여 명이 숨졌다. ‘푸른 눈의 목격자’ 힌츠페터 씨가 또 다른 목격자 ‘시계탑’을 걱정한 글인 셈이다.
독일 공영방송 ARD-NDR의 일본 특파원이던 힌츠페터 씨는 5·18 당시 두 차례 광주에서 현장을 영상에 담았다. 이 영상은 그해 5월 22일 ARD-NDR에 보도돼 세계에 광주의 참상을 처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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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바람대로 e메일을 보낸 15일 후인 2015년 1월 27일 시계탑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현재 시계탑에서는 매일 오후 5시 18분부터 3분가량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온다.
힌츠페터 씨는 지난해 1월 사망(당시 79세)했다. 5·18기념재단은 그가 생전에 5·18 당시 서울에서 광주까지 택시를 몰고 온 운전사 김사복 씨를 만나고 싶다며 여러 차례 수소문했지만 김 씨의 행방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김 씨가 생존해 있다면 생생한 당시 상황을 증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