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재계와 이틀째 소통행보… “패러다임 전환 기업부담 알지만 한국경제 살릴 다른 방법 없어” 민감한 법인세-최저임금 논의 안해… 정기적 만남으로 신뢰 쌓아야
둘째 날은 ‘칵테일 미팅’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두 번째 ‘기업인과의 대화’ 칵테일 미팅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배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게 “배구를 직접 하셨느냐”고 묻자 조 사장이 “키 크다고 운동 다 잘하겠습니까”라고 답해 참석자들이 모두 파안대소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비 때문에 상춘재가 아닌 본관에서 총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왼쪽부터 조 사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현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황창규 KT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가진 ‘맥주 칵테일’ 미팅에서 주요 그룹들이 후원하는 평창 겨울올림픽 등을 화제로 환담을 나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산업을 언급하며 “힘내라고 박수 한번 치자”며 분위기를 이끈 문 대통령은 권오현 부회장에게 “삼성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드린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새 정부 경제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소득주도 성장 등) 새 정부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경제와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 세계의 흐름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오해가 풀렸다”고 평가했다. 임효창 서울여대 교수(경영학)는 “대통령과 기업들이 대화하는 자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며 “평소 신뢰가 쌓여야 갈등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