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재계 간담회]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끈 문재인 대통령
“지난주에 손자를 보셨다고 들었다. 손자, 손녀가 아들, 딸하고는 또 다르지 않으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기업인과의 회동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이같이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참석한 기업인 9명의 특징에 맞춘 ‘맞춤형 환담’을 가졌다. 특히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가진 스탠딩 호프미팅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에게 “양궁협회 회장 오랫동안 해오셨죠? 지난 올림픽 때는 전 종목 금메달, 다음 올림픽 때도 자신 있습니까?”라고 웃으며 물었다. 정 부회장은 “남녀혼성에서 메달이 하나 더 늘었다.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에게는 “‘피자 CEO’라는 별명이 있죠?”라며 인사를 건넸다. 임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피자를 전달하며 격려하는 구 부회장은 재계에서 ‘피자 CEO’로 불린다. 문 대통령은 옆에 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부동산 가격 잡아주면 제가 피자를 보내겠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 중 가장 연장자인 손경식 CJ 회장에게는 “정말로 정정하게 현역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계셔서 아주 보기 좋다. 경제계에서도 맏형 역할을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전기자동차를 주제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문 대통령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미국 전기차인) 테슬라 1호 고객 아니냐”고 물었고, 정 부회장은 “저희가 1호로 매장을 유치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 부회장에게 “직접 타기도 하나”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달리냐”고 물으며 관심을 표했다. 정 부회장은 “한 번 충전하면 380km를 탈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로 입장하기 전 건배사를 통해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 국민 경제를,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라고 외쳤고 참석자들은 “위하여”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 마무리 발언에서 “앞으로 또 만나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 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기업인들과 만나는 자리를 자연스럽게 더 많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