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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으로 끝난 아메리칸 드림

입력 | 2017-07-25 03:00:00

美 샌안토니오 트레일러 짐칸서 불법이민자 9명 사망, 20명 중태
냉방시설 없어 고온에 숨진듯… 당국, 인신매매 가능성 수사




23일 새벽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 세워진 트레일러에서 멕시코와 과테말라 불법이민자들이 집단으로 숨진 채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이 트레일러의 짐칸에는 불법이민자 39명이 타고 있었는데 그중 8명은 숨져 있었고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했다. 20명은 중태다. 샌안토니오는 멕시코 국경에서 약 200km 떨어진 도시로 당국은 인신매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리처드 더빈 텍사스서부지검 검사는 이날 “(사상자는) 모두 잔혹한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경을 막기 전에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잘못된 ‘아메리칸 드림’의 희생자들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야간 근무 중이던 월마트 직원은 트레일러에서 빠져나온 한 명이 “물을 달라”고 요청하자 물을 가져다준 뒤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당국은 불법이민자들이 냉방시설이 작동되지 않는 찜통 같은 트레일러 안에서 질식하거나 고온을 견디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샌안토니오의 밤 기온은 섭씨 35도까지 치솟았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뉴욕타임스(NYT)에 이들이 걸어서 멕시코 국경을 넘은 뒤 대도시로 데려다준다는 인신매매업자들의 제안에 트레일러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현장 폐쇄회로(CC)TV엔 트레일러에 접근하는 차량들이 포착됐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 서남부 지역에서 불법체류자 관련 사고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이달 휴스턴에선 불법체류자 12명이 쇼핑몰 주차장에 놓인 트럭에 12시간 동안 갇혀 있다 구조됐다. 미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텍사스 애리조나 등 국경지대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숨진 사람은 약 3700명에 이른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