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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사단 일병, 軍 병원서 투신…선임병, 부모 언급하며 ‘폭언·폭행’”

입력 | 2017-07-20 17:28:00

사진=채널A 캡처


‘GOP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했던 22사단에서 “구타·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충 상담을 했던 병사가 투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인권센터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반성 없는 육군이 또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면서 “가해자를 즉각 구속하고 엄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지난 7월 19일 16시, 육군 제22사단(사단장 김정수 소장·육사43기)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구타·가혹행위를 당해온 K일병이 국군수도병원 외진 중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부대는 이미 7월 14일에 K일병과의 고충 상담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했고, 7월 18일에는 ‘배려병사’로 지정까지 해놓고도 가해자들과 분리조차 시키지 않았다. 사망 당시에는 인솔 간부조차 없었다. 군이 참극을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K일병은 2017년 4월에 부대로 전입 온 이후 지속적으로 선임병 수 명의 폭언·욕설·폭행에 시달렸다”면서 “훈련 중에 임무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폭언·욕설을 듣거나, 갑작스럽게 ‘X새끼’라며 욕을 먹기도 했고, 멱살을 잡힌 적도 있었다. 선임병들은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진 상태인 K일병을 놀리며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하나 더 뽑히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냐?’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불침번 근무 중에는 목을 만지고 얼굴을 밀착해 쳐다보며 ‘왜 대답을 안 하냐?’고 희롱·괴롭힌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K일병이 수첩에 남긴 메모에 쓰여 있던 것이라고 임 소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임 소장은 “참다못한 K일병은 지난 7월 14일, 부소대장과의 면담을 통해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부대가 취한 조치는 K일병을 ‘배려병사’로 지정하고 GOP 투입에서 배제한 것뿐”이라며 “부대는 5일이 지나도록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지 않았다. 가혹행위가 벌어지는 현장에 피해자를 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K일병이 19일 치과 외진 중 국군수도병원에서 투신 사망했다고 설명하면서 “(외진 과정에서) K일병을 인솔한 간부는 없었다. K일병은 소속 부대 동료와 함께 동료 아버지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K일병은 15시 30분 경 치료를 마친 동료와 함께 1층으로 내려온 뒤 ‘도서관에 두고 온 것이 있어 가져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7층으로 다시 올라가 16시경 열람실 창문을 통해 1층으로 투신해 사망했다. 특별한 보호와 관찰이 필요한 배려병사로 지정해놓고 부대 밖에 인솔 간부 하나 없이 내보내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사고 이후 군은 대응 과정에서 책임 회피와 사건 은폐 시도 등 고질적인 병폐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의 죄과를 낱낱이 밝혀 처벌함은 물론, 반성 없는 황당한 부대 관리로 꽃다운 청년을 죽음으로 내몬 김정수 사단장을 위시한 지휘관들의 보직을 해임하고 엄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