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여야 4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5당 체제와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국운영에 어려움이 아주 많다”며 “정부에서 더 열심히 소통하고 노력하겠지만 야당도 협력할 것은 협력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문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을 많이 듣고 싶다”고 해 예정시간보다 50분을 넘긴 2시간 동안 대화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불참했지만 야당과 소통하려 한 문 대통령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어제 문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하는 현안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신고리 5호기와 6호기 공사 일시중단과 관련해 “공약은 전면 중단이었지만 밀어붙이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해 공론조사라는 민주적 절차를 따라 사회적 합의에 이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1년 해보고 속도 조절을 해야 할지, 더 가야 할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 장차관 인사에서 인사원칙을 저버렸다는 지적에 대해선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시작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공공기관 인사에 대해선 “부적격자와 캠프 보은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빈말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5월 19일 5당 원내대표 회동 후 두 번째다. 하지만 당시 합의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 대선 공통공약 국회 추진, 추가경정예산안 협조 등은 유야무야됐다. 야당의 비협조도 있었지만 대통령이 야당과 충분한 논의 없이 임기 초 국정 어젠다를 밀어붙인 탓도 없지 않다. 문 대통령은 야당 얘기를 경청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국정에 반영해 협치(協治)의 기반을 닦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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