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손잡은 미래에셋대우, 입지 좁아진 증권업 돌파구 모색 IT융합 새 금융시장 개척 나서
박 회장은 증권업계에서 승부사로 통한다. 1997년 외환위기(IMF) 직전 자본금 10억 원으로 미래에셋투자자문을 차린 뒤 20년간 수많은 ‘업계 1호의 주인공’이 됐다. 1998년 국내 1호 자산운용사를 세웠고, 국내 최초의 공모펀드인 ‘박현주 1호’를 내놓으며 국내 재테크 시장 판도를 바꿨다. 이어 3억 만들기 적립식 펀드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지난해에는 대우증권을 인수하며 자기자본 6조8000억 원 규모의 국내 1위 증권사를 탄생시켰다. 다음 달 1일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이번에는 네이버와 1조 원 규모의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또 한 번 변화를 예고했다.
박 회장이 국내 1위 증권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모험에 나서는 것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때문이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구조는 주식 매매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중개 수수료 수입은 급감하고 있다. 여기에 핀테크 흐름을 타고 개인 간(P2P) 금융 등 다양한 재테크 및 자산관리 채널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수익모델을 고집하는 증권사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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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금융에 IT를 더하려는 시도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박 회장이 경쟁자로 꼽은 구글은 애플과 아마존, 페이팔과 함께 핀(FIN·Financial Innovation Now)이라는 핀테크 연합을 설립했다. FIN은 최근 미국 금융당국에 지급결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등 관련 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인 ‘위어바오’를 판매해 운용 자산이 1700억 달러(약 193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MMF 자산운용사로 변신했다. 노용우 미래에셋대우 경영혁신본부장은 “현재 금융과 IT의 융합이 어떻게 진화할지 정답이 없다”라면서도 “4차 산업혁명은 사업적, 투자적 측면에서 중요한 기회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박 회장의 도전이 증권업계의 판도를 또다시 바꿀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미래 회사 가치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