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품격/이용재 지음/532쪽·1만8000원·반비
저자는 논리적인 언어 구사에다 맛없는 건 맛없다고 ‘돌직구’를 날리는, 논쟁적인 음식 비평으로 알려졌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감성이 아니라 이성을 동원한 한식 평론을 펼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한식의 ‘손맛’만을 고집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제대로 요리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일식다찬(一食多饌)’의 한식이 과연 적합한지를 생각해 보면 공감할 만한 문제의식이다.
맛에 대한 모순된 인식도 짚는다. 한식이 화학적으로 분류되는 재료를 배척하면서도 캡사이신 농축액으로 강화한 매운맛을 한식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식의 구이와 조림 등을 요리하는 데 오븐을 활용하는 등 서구의 것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같은 다양한 대안을 내놓는다. 세계화의 시대에 한식을 ‘엄마의 손맛’으로만 가둬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