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이 오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집회를 연 뒤 광화문 미국대사관까지 거리 행진을 할 예정이다.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국행동의 시위대가 앞서 서울광장에서 총력결의대회를 여는 철도노조와 합세하면 참가자가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행진과 함께 미대사관을 포위하는 ‘인간 띠잇기’를 하려는 전국행동의 계획에 경찰은 대사관 뒷길 행진 자체를 불허했다. 하지만 법원은 ‘20분 내 1회 행진’이라는 단서를 달아 허용했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은 주재국이 공관지역을 보호할 의무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외국 공관 100m 이내의 집회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법과 국내법으로 보호받는 미대사관이 사드 반대 시위대에 둘러싸인다면 무엇보다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적 부담이 될 것이다. 우리 안보 보루인 한미동맹의 주축인 미국에 외교적 결례이기도 하다.
전국행동은 문 대통령이 사드 반대 여론을 등에 업으면 정상회담에서 발언권이 강해질 수 있다고 아전인수 격으로 생각하는 건가.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지금 반북(反北) 여론이 들끓는 미국의 여론 동향에 무지한 발상이다. 사드 반대 시위는 자칫 악화된 여론을 한국으로 돌릴 잠재적 폭탄이다.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의 지적처럼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거부하는 사드 반대론자들의 행태를 이해할 미국인은 많지 않다.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는 사드 배치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 온 새 정부의 책임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