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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은 하겠다”…‘군함도’ 소지섭·송중기의 용기

입력 | 2017-06-22 06:57:00

영화 ‘군함도’ 소지섭-송중기. 사진제공|외유내강


■ 북미·유럽 관객 만남 준비하는 투톱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에 부끄러움”
일본 활동무대 불구 적극 관객몰이
113개국에 판매…CJ “판매가 최고”

배우 소지섭과 송중기가 전 세계 113개국을 안았다. 아픈 역사인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를 다룬 대작의 얼굴로 나서 북미와 유럽은 물론 아시아를 아우르는 세계 관객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소지섭과 송중기는 ‘군함도’(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의 7월 말 개봉을 앞두고 영화를 알리는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우리 역사를 미처 알지 못한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주연배우로서 책임감도 밝히고 있다.

‘군함도’의 관객몰이를 책임질 ‘투톱’이지만, 이들의 영화 참여 과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일본을 활동무대로 삼아온 한류스타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항일 메시지를 담은 몇몇 드라마 등에 한류스타들이 출연을 거부하면서 빚어진 논란을 고려하면 더 과감한 도전이다.

실제로 ‘군함도’의 개봉이 임박해오면서 최근 일본 극우세력의 움직임도 거세졌다. 일본 후지TV 산하 FNN뉴스는 15일 열린 ‘군함도’ 제작보고회 영상과 함께 “반일감정을 키울, 확실한 거짓말이 쌓인 영화”라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도 “영화가 군함도를 지옥섬으로 표현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 군함도(하시마)를 치면 ‘한국영화’와 ‘반일’이란 단어가 자동으로 뜬다.

이 같은 반응은 ‘군함도’ 기획단계에서부터 예상됐던 상황. 배우들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소지섭과 송중기는 해외활동에 갖는 기대치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결심으로 ‘군함도’로 향했다.

소지섭 소속사 피프티원케이 관계자는 21일 “일본 반응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 류승완 감독과 작업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고 밝혔다. 소지섭은 2011년부터 매년 일본에서 팬미팅을 열 정도로 현지 인기가 상당하다. 올해 3월에도 고베와 치바에서 팬미팅을 열었을 만큼 일본은 그에게 중요한 무대. 하지만 이를 의식해 작품 활동에 제약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송중기도 비슷하다. 2010년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일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 도쿄에서 팬미팅을 여는 등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심지어 ‘군함도’ 제작보고회 당일에도 행사장인 국립중앙박물관에 수십여 일본 여성 팬이 찾아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가 ‘군함도’ 출연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영화에서 독립운동가 역을 맡은 송중기는 “본능적으로 따랐다”며 “조국과 국민을 생각하는 인물들의 측은지심을 나도 받아들였다”고 했다.

‘군함도’는 21일 현재 일본을 포함해 113개국에 판매됐다. 소지섭과 송중기의 눈치 보지 않는 선택이 이들을 더 많은 나라로 진출하게 하는 기회로 이끈 셈이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나라에서 한국영화 최고 수준 판매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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