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폴 카버 영국 출신 서울시 글로벌센터팀장
첫째는 한국 나이다. 한국인들은 분명히 나랑 태어난 해는 같은데 나이를 물으면 한 살 또는 두 살이 더 많다고 대답한다. 대화의 마지막에 붙이는 문구는 바로 ‘한국식 나이’였다. 한국식 나이는 태어나자마자 한 살로 시작해 새해가 시작하면 생일에 관계없이 한 살을 더 먹는 식이다. 2016년 12월 31일에 태어난 아이는 2017년 1월 1일이 되면 두 살이 되는 거다. 이틀도 안된 아이에게 두 살이라니 영국인이 보기엔 정말 이해 안 가는 일이다.
한국식 나이를 왜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정의된 내용은 없지만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어엿한 한 사람으로 인정한다거나, 한자 문화권에서는 0의 개념이 없어 1부터 시작했다거나 하는 여러 속설이 있긴 하다. 유래야 어쨌든 중요한 것은 한국식 나이를 사용하는 건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는 사실이다. 불편하고 헷갈리기만 하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할 관습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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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의 운전자들은 사람을 우선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앞으로 지나가면 안전을 위해 차를 먼저 세우는 게 기본인데 한국에서는 골목에서 사람이 지나가도 차를 좀처럼 세우지 않는다. 하물며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져 있는 경우에도 쌩쌩 달려가는 차량을 본 적이 많다. 또 양보를 잘 하지 않는다. 좌회전을 위해 차로를 변경하려고 하면 이동하고자 하는 옆 차로의 차량은 앞차로 바짝 붙어버린다.
차로 변경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한 가지 생각나는 게 있다. 한국에서 방향키를 왜 ‘깜빡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깜빡하고 안 쓰니까 그렇지 않을까? 내가 독심술사는 아니니 제발 차로를 변경하려면 미리 방향키로 표시하고 가줬으면 한다.
교통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이유도 없어 보이는데 차가 꽉 막혀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 교통체증이 일부 몰상식한 운전자의 나쁜 운전 매너 때문이란 걸 알게 되면 화를 참을 수가 없다. 편의점이나 은행에 잠시 들르기 위해 도로 옆에 차를 세워놓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 도로에 차를 잠시 정차해 놓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조금 더 편하게 업무를 보려는 운전자의 비양심 때문에 차로 하나를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된다. 차로가 둘인 도로에서 차를 정차해 놓은 경우는 정말 난감해진다.
세 번째로 없애고 싶은 것은 바로 반찬이다. 외식할 때 내 머릿속에 항상 떠오르는 단어는 ‘낭비’이다.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음식을 시키면 반찬이 적어도 4, 5개씩은 나온다. 나는 이 많은 반찬들이 부담스럽다. 항상 그중에 하나는 거의 안 먹게 돼 음식물쓰레기로 전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차라리 반찬이 셀프인 식당이 낫다. 아니면 회전초밥 식당처럼 회전 반찬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식대비도 줄일 수 있고 힘들게 채소를 재배한 농부에게 미안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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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로서 한국 생활에 대해 개선점을 표현하기는 조심스럽다. 그러나 할 말은 하고 싶다. 나이는 만으로, 운전은 양보하면서, 반찬은 적당히, 그리고 대형마트 휴일제도는 외국인들도 고려해서!
폴 카버 영국 출신 서울시 글로벌센터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