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대 설립 윤순재 前총장, 한국 온 제자들과 뜻깊은 만남
울란바토르대를 몽골 최고 사립대로 성장시킨 윤순재 주안대학원대 총장(왼쪽)이 3일 인천 남구 교내 북카페에서 부인과 함께 울란바토르대 졸업생과 가족들로부터 감사의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인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3일 인천 남구 석바위로 주안대학원대 1층 북카페에서 윤순재 총장(57)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곧이어 잔잔한 노래가 북카페에 울려 퍼졌다. 몽골어로 불린 노래의 제목은 ‘졸업의 노래’. 스승에게 감사하고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내용이다.
목사인 윤 총장은 몽골의 명문 사립대로 자리 잡은 울란바토르대를 설립하고 총장을 맡아 19년간 이끌었다. 이날 그를 찾은 사람들은 울란바토르대를 졸업한 뒤 한국에 유학 중이거나 몽골 정부 또는 국립은행 한국지사에 근무하는 제자들이다. 한국 스승의날과 몽골 어린이날(6월 1일)을 기념해 자녀들과 함께 윤 총장을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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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몽골을 방문했을 때 울란바토르대를 찾아 학생들과 대담하는 사진도 있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이 대학을 방문했다. 노 전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세종학당이 울란바토르대에 처음 문을 연 이후 전 세계 170여 곳으로 확대됐다. 또 2007년 한국 정부 지원으로 대학에 정보기술(IT) 교육시설인 ‘정보접근센터’가 처음 개설돼 제3국을 대상으로 IT 교육과 한류를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학이 최대 강점인 울란바토르대 졸업생들은 몽골 정부와 국내 대기업 등 각계에 진출했다. 또 몽골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은 현재 4000명가량에 이른다.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 윤 총장은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3년 몽골 유학생을 돕기 위한 ‘모스타(MOSTA·Mongolian Students for All Nations)를 설립했고 2015년부터 주안대학원대학 총장을 맡고 있다.
윤 총장은 “울란바토르대는 몽골 90여 개 사립대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힌다”며 “몽골 최초의 몽한사전과 한몽사전을 10년에 걸쳐 완성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