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측 기술 개발]조선대 치매연구단 국내 첫 성공
뇌경색으로 혈관성 치매에 걸려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의 MRI 사진. 동아일보DB
○ APOE4 유전자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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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단은 표본연구에 참여한 65세 이상 1044명의 뇌를 MRI로 촬영해 변형 정도를 정밀 측정한 뒤 데이터로 보관하고 있다.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등 뇌 핵심 부위가 표본 연령대 측정치를 크게 벗어나면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단의 결론이다.
일선 의료기관이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 방식도 개발을 거의 끝냈다. 검사 대상자의 뇌 영상 자료를 입력하면 진단 대상 부위의 상태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진단 방식과 구체적인 프로그램 등은 연구단이 국제 특허를 출원하고 유력 학술지를 통해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연구단은 APOE4 위험도를 키우는 유전변이 진단 기술을 3년 내에 해외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혈액세포에 존재하는 극미량의 DNA 분석을 통한 치매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진단 방식도 개발을 마무리했다. 이 방식은 분석 비용이 뇌 영상 검사보다 크게 저렴해 전 국민 대상의 건강검진 항목에 넣어도 큰 무리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 발병 30% 억제, 비용 10조 원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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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이 자리 잡은 광주에서는 2014년부터 광주시 치매예방관리센터가 매년 3000명 이상 치매 위험군 선별 검사를 진행했다. 또 조선대병원에서는 위험군으로 분류된 연간 1000명가량의 뇌 MRI를 촬영해왔다. 이런 연구가 축적 진행돼온 덕분에 연구단은 단기간에 치매예측 진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연구단은 진단 프로그램이 전 국민에게 적용되면 발병률을 최소 30% 이상 낮출 수 있고 2030년부터는 연간 10조 원 이상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세계적으로 치매로 인한 치료 및 사회적 비용 부담액이 내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구단은 해외 치매 의료 시장 진출도 검토할 방침이다.
조선대 강동완 총장은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살린 국책연구가 낙후된 호남 지역에서 진행돼 더 뜻깊다”며 “지역사회와 연계한 돌봄 서비스 개발과 가족 치유 등 산적한 과제를 풀기 위해 학내 연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건보 적용과 치료약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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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단은 치매선별검사 자료(SNSB) 4500건, MRI 뇌 영상 3500건, 전장유전체 4500건, 혈액 샘플 3500건 등 치매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규모는 양적, 질적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자료는 향후 치매 예측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상윤 신경과 교수는 “한국인의 특징을 잘 파악해 개발된 치매 예측 기술로 평가한다”며 “다만 진단 이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약물 개발 등 후속 조치가 서둘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주도하는 치료 및 예방약은 임상 3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 중 일부 치료 및 예방 약품이 3∼5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에선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 때문에 직접적인 약품 개발 연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이동영 argus@donga.com·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