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고석 화백 탄생 100주년展
1977년작 ‘외설악’. 산의 화가 박고석 화백은 강렬한 색채와 두꺼운 질감으로 한국 산의 힘찬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가로 50cm, 세로 60.6cm의 작은 화폭임에도 웅혼한 기상이 잘 전달된다. 현대화랑 제공
박고석 화백(1917∼2002)은 스스로 말한 ‘가슴에 오는 산’을 정직하게 화폭에 옮겼다. 1968년부터 산행을 시작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산을 눈에, 가슴에 담은 터였다. 서울 근교의 산뿐만 아니라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의 명산을 두루 찾았다. ‘도봉산’ 연작을 비롯해 ‘백암산’ ‘외설악’ ‘내설악’ ‘세존봉’ ‘백학봉’ 등 산 시리즈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두꺼운 질감과 강렬한 색채의 산들은 작은 크기의 캔버스 안에서도 위풍당당했다. 그의 이름 앞에 ‘산의 작가’가 놓이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박고석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삼청로 현대화랑에서 ‘박고석과 산’전이 열리고 있다. 1950, 60년대 표현주의적 화풍을 드러내는 작품과 추상작품, 산을 모티브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1970, 80년대 작품과 만년의 1990년대 작품까지 박고석 화백의 화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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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림뿐 아니라 박고석의 초기 화풍을 확인할 수 있는 그림들도 나왔다. 1951년작 ‘범일동 풍경’은 피란지 부산 범일동의 암울한 모습을 그린 것으로, 거칠고 굵은 윤곽선을 통해 어두운 분위기를 드러낸다. 1957년 동료들과 함께 모던아트협회를 창립한 뒤에는 화면을 대담하게 나눠 굵고 짙은 색과 면으로 처리하는 추상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1957년 고은 시인, 소설가 박경리 선생과 함께한 박고석 화백(왼쪽부터). 현대화랑 제공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