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완공 美건축현장 가보니 실제와 가장 흡사한 빛 반사값 계산… 건물안 구석구석 자연광
엔비디아가 개발한 소프트웨어(SW) ‘엔비디아 아이레이’를 통해 가상현실(VR)에서 구현한 엔비디아 신사옥의 완공 후 내부 모습(위쪽 사진). 아이레이는 사물별로 각기 다른 빛의 반사값을 계산해 실제로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실시간으로 VR에서 구현해낸다. 신사옥 지붕에는 삼각형으로 뚫린 구멍들이 유리로 덮여 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온다(아래쪽 사진). 엔비디아 제공
8일(현지 시간) 샌타클래라에서 본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엔비디아의 신사옥 건축 현장이다. 엔비디아는 2010년부터 신사옥 디자인을 시작해 올해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10년 신사옥 디자인을 시작한 엔비디아는 사옥 건축에 3억7000만 달러(약 4182억 원)를 투입했다.
이 건물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건물 내외부의 완성된 모습을 VR 기술을 이용해 현실에 가깝게 재현하면서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물별로 다른 빛의 반사 정도를 정교하게 계산해 현실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구현해내는 소프트웨어(SW) ‘엔비디아 아이레이’가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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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더링이란 2차원(2D) 화상에서 광원, 위치, 색상 등 외부 정보를 합쳐 3차원(3D) 화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아이레이를 통해 렌더링을 하면 건물 설계도와 특정 물체들의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완공된 건물과 가장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존 오브라이언 엔비디아 신사옥 부동산 부문 부사장은 “기존의 렌더링 기술은 색의 강도만을 조정해 건축물이 어떤 인상을 주는지를 담은 이미지에 불과했다”며 “아이레이는 건축물이 반사하는 빛의 값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건축물이 어떻게 보이는지뿐만 아니라 건물 안에 있을 때 어떻게 느껴지는지도 구현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빛과 사물의 상호작용을 계산해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한 건물’을 짓고 있다. 신사옥의 지붕에 뚫린 삼각형의 구멍들을 통해 빛이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업무 공간을 다르게 배치한 것이다. 사람들이 특정 업무 공간에서 어떤 빛의 상태를 원하는지도 고려했다.
엔비디아 신사옥 건축을 담당한 글로벌 건축회사 젠슬러의 하오 코 디자인 디렉터는 “사람이 많이 모여 협업을 하는 공간이나,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서는 다른 공간보다 더 따뜻하기를 바란다. 이에 따라 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 이러한 공간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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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라이언 부사장은 “직원들이 한 공간에 있으면 하루에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은 95%가 넘는다. 신사옥은 직원들이 한곳에 만나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어우러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타클래라=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