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프레임 전쟁이다. 규정한 틀(프레임)에 상대를 가두기 위해 전략적 핵심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파한다. 이를 위한 상대방 흠집 내기가 바로 네거티브다. 상대가 씌운 프레임에 한번 걸리면 헤어나기 쉽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안철수 후보일 것이다. 한 여론조사 결과 네거티브 공격에 지지층이 이탈하는 정도가 안 후보에게서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한다. 최근 지지율이 크게 빠진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안 후보의 대응도 서툴렀다. 최악의 실책은 TV토론에서 “제가 갑(甲)철수입니까. 제가 MB(이명박) 아바타입니까”라고 따져 물은 것이다. 프레임 이론가인 조지 레이코프가 일찍이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경고한 사례를 몰랐을까. “워터게이트 사건에 휘말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TV연설에서 ‘저는 사기꾼(crook)이 아닙니다’라고 말한 순간 모두가 그를 사기꾼으로 생각하게 됐다.” 상대의 공격을 반박하려고 상대의 언어를 쓰면 결국 유권자 머릿속엔 더욱 강한 이미지로 남게 되는 ‘프레임의 덫’에 걸리고 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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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