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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이범수, 이젠 대작 제작자로

입력 | 2017-05-02 06:57:00

배우 이범수-이정재. 동아닷컴DB


이정재 ‘남산’ 이범수 ‘자전차왕…’
제작비만 100억대…직접 출연도
최민식 “판타지 직접 기획 계획”

배우들의 영화 제작 움직임이 대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목표 아래 공격적인 행보로 ‘배우 제작자’의 시대를 열고 있다.

그동안 충무로에서는 배우들이 간간이 영화 제작자로 영역을 넓혀 왔다. 정우성은 지난해 ‘나를 잊지 말아요’의 제작과 주연을 맡았고, 하정우도 영화 ‘싱글라이더’의 공동제작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제작비가 비교적 적은 작품들이었다.

이번에는 이정재와 이범수가 나란히 대작 제작에 나선다. 각각 제작비 100억원대 규모의 ‘남산’과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이다.

오랫동안 영화 기획에 관심을 기울인 이정재는 내년 촬영하는 ‘남산’을 통해 제작자의 행보를 시작한다. 그동안 “적합한 작품이 있다면 제작에 나서겠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오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남산’은 1980년대가 배경인 첩보액션 영화. 군사독재 정권의 서울 남산 안전기획부 청사에서 벌어진 일을 그리고 있다. 이정재는 초고 시나리오를 접한 뒤 이야기에 매료돼 직접 각색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고 있고, 주연까지 맡는다. 감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범수는 이미 4월18일 촬영을 시작했다. 영화는 일제가 식민의 수단으로 시행한 자전거 경주대회에서 우승한 엄복동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이범수는 “제작자로서 영화가 관객에 줄 수 있는 재미와 의미를 선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3∼4편의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배우가 제작자로 나서는 배경에는 점차 커지는 ‘스타파워’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기획은 물론이고 본업을 살려 출연까지 한다. 스타 파워를 십분 발휘한 ‘1인 다역’의 활약이다. 이범수는 주요 배역으로 출연하는 가운데 주인공 비와 강소라 등 출연진 섭외도 어렵지 않게 이뤄냈다. ‘제작하는 배우’의 유리한 위치를 적극 발휘한 결과다.

또 최근 다양한 기획과 모험적인 시도가 잇따르는 영화계 환경 변화도 배우들의 영화 제작을 부추기고 있다. 앞서 제작자로 나선 정우성과 하정우 역시 향후 영화 제작에 꾸준히 나설 뜻을 밝혔다. 실제로 하정우는 영화사 퍼펙스스톰픽쳐스를 설립했다.

최근 ‘특별시민’을 내놓은 배우 최민식은 “판타지 장르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작품이 없다면 직접 기획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에 있어 ‘달라진’ 배우들의 태도가 엿보이는 발언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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