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강희 감독-포항 최순호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최 감독 “지난 얘기 하지말자”
포항 최 감독 “아쉬움? 전혀 없다”
23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포항 스틸러스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7라운드. 1위 자리를 놓고 싸우는 두 팀은 공교롭게도 19일 ‘2017 KEB하나은행 FA컵’ 4라운드 32강전에서 나란히 패배를 맛봤다. 전북은 챌린지(2부리그) 부천FC와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벌인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무너졌고, 포항은 역시 챌린지 소속 부산 아이파크와 연장 승부를 펼쳐 0-1로 패했다.
7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두 팀 사령탑 모두 지난 FA컵 패배를 곱씹었지만, 느낌은 조금 달랐다. 지난해 FA컵에서도 부천에 일격을 당했던 전북 최강희 감독은 “지나간 얘기는 하지 말자”며 “앞으로 FA컵에서 부천은 안 만나는 걸로…”라는 농담을 섞었지만, 아쉬움마저 감추진 못했다.
‘부잣집’ 전북과 달리 팍팍한 살림살이 속에 선수단을 운영 중인 포항은 결이 조금 달랐다. 포항 최순호 감독은 “부산전을 앞두고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고 털어놓은 뒤 “FA컵의 권위도 있고 팬들에 대한 예의도 있어 기본적인 선수들을 가지고 싸웠는데,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인업을 짜면서 (혹시 패하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했다”는 그는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우리 팀 사정이 그러니 (탈락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클래식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게 돼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표정이었다.
전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