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피어밴드. 스포츠동아DB
“올해 들어 확실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구종이 추가되더니 구위도 살아났어요.”
기존 이미지를 깨고 180도 변신한 상대투수의 ‘환골탈태’에 적장마저 감탄사를 연발했다. 주인공은 LG 양상문 감독과 kt 외국인선수 라이언 피어밴드(32). 양 감독은 16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전날 완벽투를 펼친 피어밴드의 신형 너클볼과 최고조 구위를 언급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양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피어밴드는 15일 경기에서 흠잡을 데 없는 투구로 팀의 1-0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9이닝 동안 단 96개의 공만 던지며 7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봉쇄했다. 최근 재미를 보고 있는 너클볼(18개)은 앞선 2경기보다 비율을 낮춘 반면, 힘이 붙은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47개)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상대타자들을 힘으로 윽박질렀다. 최근 2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인 피어밴드의 승수는 벌써 3개.
메이저리그 출신의 서재응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미국에선 기본적으로 엄지와 중지를 활용해 너클볼을 던지는 반면, 피어밴드는 검지와 중지, 약지를 공에 껴서 던진다. 때문에 흔들림은 기존 너클볼보다 덜하지만 속력과 구위는 더 뛰어나다. 너클볼이라기보다 오히려 속도감 있는 포크볼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피어밴드의 너클볼 평균구속은 120㎞대를 상회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평균 100㎞대 구속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피어밴드의 잔류를 결정한 kt 김진욱 감독은 물오른 구위를 호투의 비결로 내놓았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몸 상태가 좋아 기대를 했는데 시즌 들어서 더욱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며 칭찬했다. 너클볼을 앞세워 KBO리그 3년차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한 피어밴드. 당분간 야구계의 시선이 그의 손끝을 향할 전망이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